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수소의 꿈

배충식 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 KAIST 공과대학장




‘수소경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크다.

수소경제란 수소를 주요 연료로 사용해 환경에 무해한 청정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래의 경제다. 정부는 올해 초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수소의 생산 및 저장·운반·사용에 이르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수소연료전지를 중심으로 한 수소경제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수소연료의 장점은 많다. 화석연료를 대신해 수소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입 에너지 자원을 대체해 국가 경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대기질 개선을 이룰 수 있으며 이산화탄소를 만들지 않는 깨끗한 환경을 구현해 기후변화 협상에도 쉽게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수소연료전지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 변환장치다. 고갈되지 않는 에너지원인 수소와 산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세계 각국도 수소연료 개발과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 등 수소 관련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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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미래를 실현할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는 연료전지기술은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인공지능·빅데이터와 함께 3대 전략산업의 하나로 수소경제를 선정한 것은 이러한 세계적 흐름의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수소연료전지차 및 연료전지발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해 수소경제 실현과 글로벌 리더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은 2040년에 연료전지차 620만대, 수소충전소 1,200개, 연료전지 발전 15기가와트(GW) 달성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핑크빛 꿈을 이루려면 해결할 과제도 수없이 많다. 수소를 만드는 일부터 만만치 않다. 신재생에너지가 경제적으로 충분한 양의 전기를 생산하기 전에는 수소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공해와 이산화탄소 발생이 또 다른 오염원이 될 수 있다. 연료전지의 경우 수소와 산소가 만나 반응하게 하는 정밀 기술을 통해 만드는 연료전지 스택을 첩첩이 겹쳐 만들다 보면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또 촉매로 주로 백금 가격에 따라 연료전지 값도 변동이 클 수 있다. 2000년대 초 미국 정부가 ‘수소시대’를 선언하며 야단을 피우고 시장전망 회사들이 “곧 수소연료전지차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던 시절이 역사에 묻힌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오는 2060년까지 연료전지 자동차가 주력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도 지금까지 연료전지의 성능 개선과 가격 하락을 이룬 것처럼 끊임없는 기술개발만이 혁명적 전기를 마련해 수소경제의 미래를 열 수 있다. 신념을 가지고 경제성과 실용성을 이룰 때까지 일관된 노력을 기울이면 우리가 세계 앞에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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