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부장관 지명자가 19일 베이징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이 또다시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제재 완화가 먼저 필요하다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다. 중국 내부 매체들도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며 미국의 일방적 제재 효과 주장을 비판했다.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입장차를 드러내면서 미중 공조를 통한 북한 설득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러시아와 함께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냈던 장쥔 유엔 중국대사는 “결의안 초안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교착을 깨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사는 “제재는 북한이 우려하는 것이고 그 우려는 정당하다”며 “북한이 무언가를 하기 원한다면 그들의 우려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핵화 조치를 위해 북한의 요구도 일부 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 대사는 미국과 영국·프랑스 등이 반대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국제사회 여론 환기를 위해 대북제재 완화를 다시 띄운 것이다.
중국 내부 매체들도 측면지원에 나섰다. 환구시보는 19일 “중러의 제안에 미국은 즉각적으로 반대 의사를 보였다”며 “미국은 조건반사 반응을 보이지 말고 한반도 정세를 고려해 효과적인 대책을 생각하라”고 주장했다.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사용해야만 효과가 나타난다”면서 “미국의 문제는 당근을 꺼내 들었을 때 한 손에 여전히 몽둥이를 쥐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북한이 제재를 견딜 수 없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아마추어 같은 생각”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한편 중국 정부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한중일 정상회의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뤄자오후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관련국(북미)이 자제하고, 서로 마주 보며, 대화와 협상으로 각각의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정세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