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마이크론, 화웨이 거래 재개…반도체 살아나나

내년 서버용 메모리 등 공급재개

'미중 긴장관계 해소' 기대감 커져

마이크론, 낸드 생산은 줄이기로

"삼성 점유율 늘릴 기회"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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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모리반도체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내년부터 중국 화웨이와의 거래를 재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6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후 화웨이에 스마트폰과 서버용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의 이 같은 발표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얼어붙었던 반도체 경기가 내년에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마이크론은 18일(현지시간) 지난 9~11월 실적을 발표하는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화웨이의 모바일과 서버 사업을 위한 신규 제품 공급 자격(라이선스)을 얻었다”고 밝혔다. 모바일과 서버 제품은 2개 분기 이후 수출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메로트라 CEO는 아직 모든 제품에 대한 제재가 풀린 것은 아니라면서도 ‘긍정적인 발전(positive development)’을 언급하며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했던 미 정부의 입장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이크론은 그간 미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올해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 마이크론의 6∼8월 매출액은 48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2%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6억9,400만달러로 84%나 급락했다.마이크론과 화웨이의 거래 재개 공식화는 최근 미중 간 1단계 무역합의로 양국의 긴장관계가 해소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올해 반도체 경기는 수요부진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마이크론의 경우 이번 분기 매출액도 51억달러에 그쳐 전년동기 대비 35%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5억9,400만달러로 85% 감소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 수요처인 중화권의 수요 급감으로 이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미중 간 긴장관계가 조금씩 해소돼 내년 반도체 경기회복의 시그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화웨이향 공급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불안요소였던 중화권 모바일 시장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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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마이크론은 메모리반도체 경기가 내년 1~3월에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그간 내년 상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을 예상하기는 했지만 실적 회복 시기를 명확하게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고도 차츰 정상화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이번 분기 재고 금액이 49억달러로 전 분기(51억달러)에 비해 감소하고 재고일수도 131일에서 121일로 줄었다고 밝혔다. 또 내년 1·4분기에는 재고일수가 110일로 더 감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날 마이크론이 내년 낸드플래시 생산량이 시장 대비 크게 하회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내년 D램 시장 수요 증가를 10% 중반, 낸드 수요 증가를 20% 후반에서 30% 초반으로 제시하면서 내년 D램 생산은 시장 대비 소폭 상회하는 반면 낸드는 시장 대비 크게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낸드 신규 투자를 자제하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시바 등 경쟁업체들의 대규모 낸드 투자가 진행되는 가운데 마이크론의 생산량 축소로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에 중국 시안 2기 라인 낸드 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도시바가 현재 2D 낸드 설비를 3D로 전환하고 있으며 내년 4·4분기에는 이와테 낸드 공장도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SK하이닉스가 낸드 전용공장 M15 증설을 준비하고 중국 YMTC도 내년부터는 글로벌 낸드 시장의 가격과 공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낸드는 최근 가격 반등에도 불구하고 내년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낸드 관련 공정 전환 과정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며 “낸드 제조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수익이 나는 삼성 입장에서는 공급을 늘리면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말했다.

변수연·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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