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들이 22일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화재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오전 고의로 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다. /광주=연합뉴스광주의 모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투숙객 2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다. 심정지와 의식 불명 및 저하 환자가 7명이어서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원인은 방화로 추정되고 있으며 용의자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22일 5시 45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모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2명이 사망했다. 이날 정오께까지 심정지였던 환자 1명이 사망 선고를 받았다. 부상자는 총 31명이다. 중상자는 8명이며 이중 심정지 환자가 1명, 의식 불명 및 저하 환자가 6명이어서 추가 사망자 발생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상은 23명이다.
불은 30여 분만인 오전 6시 7분께 진화됐다. 불이 난 시간이 휴일 새벽인데다가 중간인 3층 객실에서 불이 시작돼 위층 투숙객들이 바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대피 도중 건물 밖 주차장에서 추락한 사람이 있었지만 천막 위에 떨어져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방화에 무게를 두고 모텔 투숙객인 김 모(39) 씨를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다. 화재 발생 장소인 김 씨의 방에서 침대가 뼈대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전부 불탄 정황이 발견됐으며 김 씨는 경찰에 “제가 불을 지른 것 맞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전날부터 모텔에 혼자 묵었다. 그는 베개에 불을 붙인 뒤 이불 등으로 덮고 밖에 나왔으며 두고 온 짐을 챙기기 위해 돌아와 방문을 열자 갑자기 불길이 크게 번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일용직 노동일을 하고 있으며 오피스텔에 거주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모텔에 투숙했다. 불을 지른 경위에 대해서는 치료를 받고 있어 정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지만 횡설수설하는 과정에서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을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김씨가 병원 치료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