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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FOCUS] 실탄 2兆 쥔 IMM PE가 '메기'… 하나투어發 여행업계 재편 속도낼까

해외 여행객 年평균 14% 늘어나는데

성장 과실은 글로벌 OTA 등에 뺏겨

한일 갈등·홍콩사태 겹악재에 실적 '뒷걸음'

OTA 인수 등 추가 투자로 경쟁력 확보 가능성




2조원에 육박하는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고 있는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여행업계 1위인 하나투어(039130)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여행산업 재편의 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하나투어 등 종합여행사는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Online Travel Agency)에 밀리면서 여행산업 성장의 과실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막강한 자본력으로 무장한 IMM PE가 OTA 기업 추가 인수 등에 나설 경우 지지부진했던 기존 여행산업 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기준 해외여행 숙박구매의 70%가 OTA가 운영하는 여행상품 예약 전문 채널을 통해서 이뤄졌다. 하나투어 등 기존 종합여행사를 통해 숙박구매를 한 비중은 7%에 불과했다. 이는 G마켓 등 온라인 쇼핑몰(15%)을 이용했던 고객과 비교해도 절반이 안 되는 수준이다.

해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종합여행사가 수혜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4년 1,485만(승무원 제외)이었던 내국인 출국자 수는 지난해 2,870만명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가율이 연평균 14%에 달하는 폭발적인 성장세다.


하나투어도 2016년 5,955억이었던 매출액이 이듬해 8,043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하지만 2018년은 8,283억원으로 제자리 걸음 수준의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 들어선 한일 갈등과 홍콩 소요사태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매출액이 3·4분기 기준 5,997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역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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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등 종합여행사가 OTA에 밀린 가장 큰 이유는 늘어난 여행객이 가족단위의 패키지 여행이 아닌 개별여행객(FIT·Free Independent Tourist) 수요였기 때문이다. 하나투어가 올해 초 ‘모하지(Mohaji)’라는 자유여행 전문 플랫폼을 출시했던 것도 이 때문. 또 내년 2월 패키지여행 통합 플랫폼 출시 준비와 함께 2,000억원 규모 해외 인수·합병(M&A) 투자 전용 펀드 결성 등의 타개책을 마련해왔다.

일단 하나투어는 IMM PE의 1,347억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로 당장의 경영난을 버틸 실탄을 마련했다. 더욱이 IMM PE가 국내 ‘토종’ 사모펀드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곳인 만큼 향후 추가 투자 여력도 크다. 이미 경쟁력을 갖춘 OTA 업체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단번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일각에선 IMM PE가 종합여행사와 OTA의 경계를 허무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IMM PE도 업계 1위인 하나투어와 공동 경영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여행업의 경우 구조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몇 안 되는 산업이다. 여기에 자본적 지출(CAPEX)이 크지 않은 서비스업인 만큼 현금 창출력이 좋아 투자금 회수도 제조업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다. 한일 갈등과 홍콩 사태 등 일회적 사건들이 일단락되면 실적도 자연스레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IMM PE 관계자는 “창업자인 박상환 회장은 대한민국 여행업의 산증인이기도 하지만 경영능력도 탁월하다”며 “박 회장이 투자 이후에도 경영에 참여하는 만큼 협력을 통해 글로벌 OTA와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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