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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책-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시간은 인간 중심 사고서 비롯된 오류…우주에선 통하지 않는다

☞과학

■카를로 로벨리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단 하나의 유일한 시간은 존재하지 않고,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를 향해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도 아니며, 규칙성을 가지고 일정하게 흐르는 것도 아니다.”

‘제2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는 카를로 로벨리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학교 이론물리학센터 교수는 책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통해 시간의 본질을 파헤친다. 그러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시간에 대한 통상적인 관념을 깨뜨린다. 사람들은 시간을 유일성·독립성·방향성 등 세 가지 층위에서 파악하지만, 저자는 이 같은 측면에서 시간을 바라보는 것은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비롯된 오류라고 꼬집는다. 이는 지구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로 우주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로벨리 교수는 “시간은 정연한 순서와 질서를 품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는 인간이 모여 사는 지구라는 행성의 특수한 양상일 뿐 우주의 본질과는 무관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경험하고 알고 있는 시간은 무엇일까?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 왜 과거는 떠올릴 수 있고 미래는 떠올릴 수 없을까? 현대 과학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학자 중 한 명인 로벨리 교수는 책을 통해 시간에 관한 수많은 질문들에 충실하게 답한다. 이와 함께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뉴턴에 의해 근대 물리학이 등장한 후 물리학의 발전이 우리의 시간관념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등 인간이 시간을 이해해온 역사도 함께 풀어낸다. 그런 측면에서 책은 일종의 ‘시간 역사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더 나아가 양자 중력 이론까지 끌고 와 지금까지의 시간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새롭게 확장 시킨다. 로벨리 교수는 양자 이론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결합한 양자중력 이론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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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에서 출간돼 2018년 ‘뉴욕타임스(NYT) 올해의 논픽션 베스트 10’에 오른 이 책은 국내에서 지난 6월 출간됐다. 로벨리 교수는 이 책의 국내 출간을 앞둔 지난 5월 서울경제가 주최한 ‘서울포럼 2019’의 기조 강연자로 나서 기초과학에 대한 자신만의 지식과 통찰을 청중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교보문고는 “우리가 당연히 ‘흐른다’고 생각하는 시간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 놓는 책”이라며 “어려운 개념을 담고 있지만 저자는 역사를 통해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이해하게 되었는지, 양자 중력 이론을 통해 인간의 시간과 우주의 시간은 어떻게 다른지 친절하게 안내한다”고 평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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