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중 무역분쟁 파고 속에서도 연일 고점을 경신하는 미국 주식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주식시장은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전 세계 지수 기준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은 연초부터 11월까지 약 2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보다 높은 성과를 냈던 해는 지난 2005년 이후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주식시장뿐 아니라 선진국 채권과 금·리츠와 같은 자산 역시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안겨줬다.
그렇다면 내년 금융시장에서 고려해야 할 리스크는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가 2차 미중 무역협상 과정에서 발생할 분쟁들,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와 영국 경제의 하강 우려, 미국 대선에 따른 정책 우려 등을 꼽는다. 이러한 리스크는 대부분 정치적 리스크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투자자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리스크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우려해 시장 하락 타이밍에 매수하고자 오지 않을 깊은 조정을 기다리거나, 아예 주식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기록적 성과를 낸 올해 금융시장에도 꽃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시장의 공포감을 자극했던 크고 작은 변곡점들이 잦았다. 8월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주요 금리가 급락하고,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았다. 높은 변동성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시장에서 빠져나간 투자자들도 많았다. 반면, 9월 이후로 미중 무역 협상이 진전되며 주식시장이 급등하고, 금리가 반등했다.
실제로 투자자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이자 리스크는 투자의 최적 시점을 예측하거나,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시장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시장의 변동성은 장기 투자로 대응할 수 있다. 미국 S&P 500에 투자한 투자자가 1년 동안 투자했을 때 손실을 볼 확률은 1871년 이후 28%로 높지 않은 편이지만, 10년 동안 투자할 경우에는 손실 확률이 3%에 불과하다.
꼭 이런 숫자가 아니더라도 지금 주식시장에 참여할 이유는 충분하다. 최근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0년 상반기까지는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의 수출 경기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위험자산 가격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른 투자 기회는 한국 주식시장 외에도 글로벌 주식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주식시장과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선전거래소 중심으로 성장성 높은 기업들이 다수 상장돼 있는 중국 주식시장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국내에서도 많은 투자자가 마이크로소프트·디즈니 등 글로벌 대표 기업에 직접 투자하고 있다. 만약 개별 기업에 대한 분석과 대응이 어렵다면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면 된다. 미국의 S&P500, 나스닥 지수나 한국의 KOSPI, 중국 CSI 300을 추종하는 국내 및 해외 ETF를 매수함으로써 쉽게 주식시장에 동참할 수 있다. ETF는 여러 종목을 동시에 분산해 투자하기 때문에 개별 기업 투자 대비 안정적이라는 것도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