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을 맞아 우리나라의 인공위성 인프라가 대폭 늘어난다. 아울러 사람이 직접 조종하지 않아도 되는 한국형 개인용 자율비행항공기의 설계 윤곽이 드러난다. 지난 2019년에는 인류 달착륙 50주년을 맞아 달탐사가 항공우주산업계 최대 의제로 떠올랐다면 2020년엔 위성 및 항공 한류시대로 전환이 빅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20년 주요 연구개발계획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올해 상업용·군사용·과학용 위성분야에서 대도약을 이룬다. 우선 오는 2월 정지궤도복합위성인 ‘천리안2B’가 발사될 예정이다. 성공시 기존 ‘천리안2A’와 더불어 2대의 정지궤도복합위성을 보유하게 된다. 발사무게 3.5t급인 천리안2B는 기상·해양·환경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한반도의 미세먼지 경로를 확인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에는 발사무게 500㎏급 차세대중형위성1호 발사가 예정돼 있다. 이 위성은 한국이 제작하는 차세대 중형위성의 표준이 된다. 위성이 500㎏급의 중형은 돼야 상업용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각종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데 신흥국 등에서 중형급 위성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표준위성이 ‘위성 한류’의 지랫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새해엔 아리랑5호의 뒤를 이을 다목적실용위성 6호와 국가안보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다목적실용위성 7호 제작에도 속도가 붙는다. 특히 올해 총조립시험에 들어가는 7호의 경우 500~600㎞ 고도에서 30㎝ 이하의 물체도 식별할 수 있는 정밀 관측 능력을 갖게 된다. 현재 이 정도의 초고해상도 광학위성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극소수다. 북한의 이상 동향을 비롯한 주요 안보 위험을 감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또 올해 3조원 규모의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사업 추진을 위해 5월까지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하기로 했다. 예타를 통과해 2022년 사업에 착수되면 이후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위성항법서비스 시장에서 대한민국이 주요 주자로 떠오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3m 이내의 정밀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한국형 정밀GPS보정시스템(KASS)도 오는 6월 상세설계를 마치고 11월부터 관련 시스템의 예비통합 작업에 들어간다.
항공분야에선 항우연이 올해 1인승 수직이착륙 비행시제기(OPAAV) 기본설계 작업을 본격화한다. 유·무인겸용인 OPPAV는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총 448억원을 들여 2023년말까지 개발하려는 개인항공기다. 개발 성공시 도로교통 정체가 심각한 수도권에서부터 시범운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개인항공기(PAV)의 연간 시장이 2030년 25만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으며 미국 우버, 독일 리리움 등 선진국 주요 기업들이 PAV개발에 뛰어들었다.
올해엔 국산기술로 개발중인 초음속 전투기 KF-X의 시제기 제작이 본격화된다. 전투기 국산화에 반대해온 정치권과 방산업계 일각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권을 초월해 진행해온 사업이 본궤도에 들어서 순항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스텔스기 수준의 5세대기로 진화할 잠재력도 갖고 있어 국방산업 및 공군전력을 한 차원 승격시켜줄 기체가 될 전망이다.
우주탐사분야에서 올해 국내에선 큰 이벤트는 없다. 국산기술로 개발되는 우주로켓인 한국형발사체의 1단 인증모델 조립 완료가 이슈로 꼽힌다. 반면 해외에선 미국 나사와 유럽우주청(ESA)이 각각 화성에서 생명을 찾기 위한 로버를 싣고 탐사선 발사한다. 중국도 화성궤도선 등의 탐사 미션을 올해 진행하며 이와 별도로 달탐사를 위한 창어5호를 발사한다. 창어5호 프로젝트 성공시 중국은 달탐사 및 샘플 채취후 해당 탐사선을 지구로 귀환시키는 사상 3번째 국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