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습격 사태 대응을 위해 병력 750명을 추가로 급파한다고 31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로인해 중동지역에서의 긴장감이 좀 더 팽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은 성명에서 “제82 공정사단 산하 신속대응부대(IRF) 소속 보병대대를 파견하기로 인가했다”며 “IRF와는 별개로 다른 병력도 수일 내에 파견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성명에서 1차 파병 규모가 약 750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파병 결정은 미국 직원과 시설에 대한 위협이 커진 데 따른 적절한 조치며, 아울러 예방적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정부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국민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82 공정사단은 긴급 파병할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갖추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최소한 500명이 이미 쿠웨이트로 이동 중이라고 미국 방송 폭스뉴스가 전했다.
미 해병대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도 “이라크 주재 미 대사관의 경호와 미국민의 안전을 위해 쿠웨이트에 주둔 중인 해병대 위기대응부대를 이라크로 파병했다”고 밝혀 이같은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현재 중동 지역에 6만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며 이 가운데 이라크에 약 5천명이 배치돼 있다. 이란의 위협이 올해 5월부터 증가하면서 중동에 파병된 미군은 1만4,000명 정도 늘어난 상황이다.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시위대가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습격한 데 따른 것이다.
시위대는 지난달 29일 미군이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헤즈볼라를 폭격해 수십명이 숨진 것에 항의하며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으로 몰려갔다. 이들은 대사관 철문을 부수고 공관 안쪽으로 진입해 경비초소 등에 불을 지르고 반미 구호를 외쳤다. 미국이 자국 대사관 습격에 강력 대응을 경고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 대사관 공격 배후에 테러리스트가 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에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와 카이스 알-카잘리가 이를(대사관 공격) 조직하고, 이란의 대리인인 하디 알 아마리와 팔레 알 파야드가 선동했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자신이 지목한 4명이 시위대 속에 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이들 모두 우리 대사관 밖에서 촬영됐다”고 강조했다.
알무한디스는 미군에 폭격당한 시아파 민병대 카티이브-헤즈볼라의 창설자로 시아파 민병대에 영향력이 큰 인물이며, 카이스 카잘리는 시아파 민병대 아사이브 알 알하크의 수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