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네이버(NAVER(035420)) 등 지난해 연말 주가가 상승한 주요 상장사 임원들이 자사주 매도에 나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매도에 따른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요건이 내년 4월부터 직전 연도 말 평가금액 기준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되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달간 삼성전자에서는 권오현 회장을 포함해 11명의 임원이 자사주를 매도했다. 11명이 매도한 주식 평가금액 합계는 지난해 말 종가 기준 약 46억원에 달한다. 권 회장은 지난해 12월16~19일 자사주 8,000주를 매각해 보유 주식 수를 2만5,000주에서 1만7,000주로 낮췄다. 이에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 기준 평가금액은 9억4,860만원이 됐다. 이상훈 이사회 의장도 보유 주식 수를 2만8,500주에서 26일 1만6,130주로 줄여 평가금액이 약 9억원으로 낮아졌다. 다른 임원들도 자사주 매도를 통해 평가금액을 10억원 이하로 줄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서는 윤광훈 부사장, 김인규 전무 등 임원 4명이 자사주 매도에 나섰다. 3,400주를 보유하고 있던 윤 부사장은 12월26~27일 1,600주를 매도해 평가금액을 7억7,940만원(1,800주)으로 낮췄다. 그 밖에 카카오(035720)에서는 여민수 대표가 7,950주에서 5,630주로 보유 주식을 줄여 평가금액이 8억6,420만5,000원이 됐고 NAVER에서는 정민용 책임리더가 7,000주를 보유하고 있다가 12월18~20일 2,000주를 매도해 평가금액이 9억3,250만원이 됐다.
일반적으로 임원의 자사주 매도는 해당 기업 주가가 기업 가치보다 높게 평가돼 있거나 고점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사례는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자사주를 매도한 주요 상장사 임원들이 대체로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주식 평가금액을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인 10억원 이하로 낮췄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이 올 연말에는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2021년에는 과세 기준이 코스피·코스닥·코넥스 모두 3억원 이상으로 강화돼 대주주 요건에 해당되는 상장사 임원 등 개인 투자자의 매도가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