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대한상공회의소 신년 인사회에서도 “권력기관에 대한 법·제도적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며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으로서 헌법에 따라 권한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운 검찰 내 조직개편이나 인사, 나아가 윤석열 총장 교체까지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 검찰 고위간부와 중간간부급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로 ‘윤석열 힘 빼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에서는 벌써 윤 총장 측근 간부들을 교체하거나 ‘하명 수사 의혹’ ‘조국 일가 비위 의혹’ 사건 담당 수사팀 관계자들을 흩어놓아 수사의 동력이 상실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원래 여권에서 제기해온 검찰개혁은 검찰이 무소불위의 힘을 이용해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었다. 과거 청와대가 검찰청에 대한 법무부의 인사·예산·감찰권을 활용해 검찰청의 수사를 좌지우지한 것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윤 총장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권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진행하면 오히려 칭찬해줘야 할 판이다. 그런데도 오히려 권력층의 시녀 노릇을 하라고 강요했던 과거 정권의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이 통과된데다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이 여권의 의도대로 곧 통과되면 검찰의 힘은 현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추 장관이 이런 검찰을 인사를 통해 길들이면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불가능해진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