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트 세르한 레바논 법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카를로스 곤(65) 전 닛산·르노 얼라이언스 회장에 대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의 수배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고 레바논 매체 ‘데일리스타’와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세르한 장관은 이날 AP에 곤 전 회장에 대한 인터폴의 ‘적색수배’ 요청이 검찰에 접수됐다며 “레바논 검찰은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AP는 레바논 정부가 곤 전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 가능성을 처음으로 밝힌 것으로 분석했다.
또 데일리스타는 법조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레바논 사법당국이 곤 전 회장을 심문할 예정이라며 심문이 다음 주 이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레바논 검찰이 곤 전 회장에 대한 심문을 거쳐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세르한 장관은 이날 “레바논과 일본은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레바논 정부가 곤 전 회장의 신병을 직접 일본에 넘길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터폴의 수배 요청과 맞물려 터키는 곤 전 회장의 도주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터키 당국은 곤 전 회장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7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터키 현지 언론이 2일 보도했다. 체포된 이들은 조종사 4명과 운송회사 매니저, 공항 직원 2명이다. 이들은 일본을 탈출한 곤 전 회장의 자가용 비행기가 터키 이스탄불 공항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곤 전 회장은 지난달 29일 비행기로 비밀리에 일본 간사이국제공항을 출발해 이스탄불을 거쳐 레바논 베이루트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지난달 30일 미국의 대리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겨우 미디어와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몸이 됐다”며 일본을 출국한 사실을 밝혔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의해 구속됐다가 10억엔(약 106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3월 풀려났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약 53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4월 풀려나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앞서 작년 12월 31일 레바논 보안당국은 곤 전 회장이 합법적으로 입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