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불이 확산하며 사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미국 대사관이 자국 여행객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2일(현지시간) 지역매체 더힐에 따르면 주호주 미 대사관은 여행객을 대상으로 오는 4일까지 산불 피해가 극심한 남동부 해안 지역을 벗어날 것을 경고했다.
이같은 조치는 호주 현지 당국이 같은 날 해당 지역을 ‘관광객 금지 지역’으로 지정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같은 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지방소방청(RFS)은 베이트맨즈 베이에서 빅토리아주 경계까지 약 230km에 달하는 해안지역을 관광객 금지 지역으로 설정했다.
이와 관련, 소방청은 “오는 4일부터 화재위험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제한 뒤 “사우스코스트(남동부 해안)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이들은 4일 전까지 이곳을 떠나라”고 경고했다. 주말부터 섭씨 40도가 넘는 고온과 강풍이 예상되면서 위험이 더 커질 것이란 게 소방청의 판단이다.
소방청은 이어 “오는 주말 동안 이곳을 방문 예정인 사람들도 안전하지 않으니 오지 말라”고 부연했다. 이같은 경고는 전례가 없는 초유의 조치다.
한편 NSW주를 중심으로 호주 전역에서는 크고 작은 산불이 몇 달째 이어지고 있다. 호주 당국은 산불이 지속되면서 5만㎢가 잿더미로 변했다고 전했다. 이는 서울시 면적(605㎢)의 82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최소 19명이 사망했으며 1400여 채의 가옥이 파괴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뉴 사우스웨일스주 남부 해안의 가옥 448채가 전소되고 빅토리아주 주민 28명이 실종되는 등 화재 피해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빅토리아 주에서는 도로가 전소돼 일부 마을 주민들이 고립됐다. 남동부 말라쿠타 마을에서는 4,000여명이 해안으로 대피해 배와 군용헬기를 타고 탈출하는 등 상황은 더욱 심각해 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