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애플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국내 스마트폰 부품주들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 관련 종목들도 ‘애플 효과’에 업황 회복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52주 신고가’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삼성전기(009150)는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0.79%(1,000원) 오른 12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2만9,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지만 미국의 대이란 공습 소식에 하락했다가 오후 들어 소폭 회복했다. LG이노텍(011070)도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LG이노텍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88% 오른 14만3,000원까지 상승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13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부터 이들 기업의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이날 상승세는 특히 전날 열린 미국 뉴욕 증시에서 애플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전날 애플 주가는 전일보다 2.3% 상승한 300.35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시가총액은 1조3,000억달러(1,542조원)를 기록했다. 애플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2억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SE 후속 모델이 출시되고 하반기 5G와 ToF가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관련 종목들도 연일 신고가 기록을 바꾸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이날 장중 9만7,900원까지 올라 지난 2018년 5월25일 기록했던 역대 장중 최고가(9만7,700원)를 뛰어넘었다. 이외에도 티에스이(131290)·에스티아이(039440)·에스앤에스텍(101490)·에이디테크·SFA반도체(036540)· GST(083450)·덕산네오룩스 등 반도체 소재·장비·부품주들도 52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도체 종목의 강세는 ‘애플 효과’에 업황 개선 기대감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약세가 지속되던 D램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과 함께 일부 증권사들은 가격 상승 예상 시기를 올해 1·4분기로 앞당기고 있다. 실제 2일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7% 오른 1,887.91포인트를 기록했으며 반도체 기업 AMD와 마이크론도 각각 7%, 3% 급등했다. 이승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서버 수요가 눈에 띄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서버용 D램 가격이 이달부터 약 5%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