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만기 ISA, 올해부터 연금계좌로 옮기면 최대 300만원 세액공제

[김동엽의 은퇴와 투자]

은퇴 앞둔 직장인, 장롱 속 ISA 꺼내보자

3,000만원 이체땐 39만6,000원~49만5,000원 세금환급

운용수익에 부과되는 세율도 15.4%→3.3~5.5%로 낮아져

지역건보 가입경우엔 사적연금소득은 보험료대상 제외도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



노후가 걱정이라면, 장롱에 넣어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통장이 있는지 살펴보자. 올해부터 ISA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연금저축, IRP)로 옮기면 최대 300만원을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그냥 두면 어디로 사라져 버릴지 모를 만기자금을 노후생활비로 사용하도록 세제혜택을 부여한 것이다.

ISA는 2016년 3월 처음 출시될 당시 ‘만능 통장’으로 불리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하나의 계좌에서 예금·적금·펀드·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데다,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비과세 한도 초과 수익은 9.9% 세율로 분리과세 한다.


이 같은 장점이 부각되면서 출시되고 보름 만에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서더니, 10주차에 2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ISA 누적가입자는 210만명이고, 적립금도 6조2,000억원이나 넘어섰다. 하지만 내년이며 ISA 가입자들 중 상당수가 만기를 맞는다. ISA 의무가입기간이 5년인데, 대다수 가입자가 2016년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만기자금을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도록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ISA 만기자금을 연금계좌에 이체할 수 있도록 하고, 이체금액의 10%(300만원 한도)를 세액공제 해 주기로 했다. 300만원을 세액공제 받으려면, 만기금액이 적어도 3,000만원 이상 돼야 한다.

세액공제율은 소득 크기에 따라 다르다. 종합소득금액이 연간 4,000만원(근로소득만 있는 경우 총급여가 5,500만원) 이하인 사람의 세액공제율은 16.5%이고, 이보다 소득이 많으면 이체금액의 13.2%를 공제받는다. 만기자금 3,000만원을 연금계좌에 이체할 경우, 기준보다 소득이 적은 사람은 최대 49만5,000원, 기준보다 소득이 많은 사람은 39만6,000원의 세금을 환급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 한도를 채우려면, ISA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적립금이 최소 3000만원은 되도록 저축을 늘려야 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ISA 저축 금액만 늘려 놓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저축 여력이 많지 않을 때는 연금계좌의 세액공제 한도부터 채워야 한다.


연금계좌에 저축하면, 세액공제 한도 내에서 저축 금액을 전부 세액공제 받지만, ISA에 적립금은 연금계좌로 옮길 때 10%만 공제해 주기 때문이다.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는 700만원이다. 단, 50세 이상이고 종합소득이 1억원(근로소득만 있는 경우 총급여 1억2,000만원) 이하면, 올해부터 3년간 200만원을 더 공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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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연금계좌의 세액공제 한도부터 채우고 여유가 되면 ISA에 적립하도록 한다. 이미 ISA에 가입하고 있다면, 해당 계좌의 만기와 적립금액을 확인한 다음, 만기까지 남은 기간 동안 저축 계획을 수립한다. 아직 ISA에 가입하고 있지 않다면, 2021년 연말까지 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저축할 여력이 있으면 지금 당장 가입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2021년 연말이 가기 전에만 가입하면 된다.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으면 ISA에 가입할 수 있는데, 가입기간이 5년(서민형·청년형 3년)이고, 연간납입한도는 2,000만원이다. 5년간 2,000만원씩 1억원을 저축할 수 있다.

ISA에 신규로 가입할 때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에서는 수수료를 제외한 실질 수익률과 수수료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이미 가입한 ISA의 수익률 좋지 않거나 수수료가 비싼 경우에는 다른 금융기관으로 옮겨 탈 수 있다. 이때는 이전하려는 금융회사 한 곳만 방문하면 되는데, 계좌이전 업무처리에 따른 수수료는 없다. 다만 ISA는 한 사람이 하나의 계좌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전액 이체만 가능하다. 이체가 완료된 후 기존 계좌는 해지된다.

ISA 만기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겼을 때 세액공제 이외에 부수적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먼저 운용 수익에 부과되는 세부담을 덜 수 있다. 예를 들어 만기자금을 연금계좌에 이체하지 않고 일반 금융상품에 넣어뒀다고 치자. 이때 해당 금융상품에서 이자와 배당소득이 발생하면, 15.4%의 세율로 원천징수된다.

하지만 ISA 만기자금을 연금계좌로 이체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연금계좌에서는 운용 수익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빼 쓸 때까지 과세 하지 않는다. 적립금과 운용 수익은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는데, 이때는 연금소득세가 부과된다. 연금소득세율은 3.3~5.5%이다. 과세 시기를 뒤로 미룰 수 있는데다 세율도 낮기 때문에 그만큼 득이라고 할 수 있다.

은퇴하고 지역건강보험에 가입한 경우라면 보험료 절감효과도 얻을 수 있다. 지역건강보험료도 가입자는 재산뿐만 아니라 소득에도 보험료가 부과된다. 만기자금을 일반 금융상품에 투자해서 얻은 이자와 배당소득에는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만, 이를 연금계좌에 이체하고 연금으로 수령하면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소득에도 건강보험료가 부과되지만, 연금계좌와 같은 사적연금소득에는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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