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투자 의욕 높아졌는데...기업가정신지수는 하락

[본지·현대硏, 새해 기업경영 설문]

투자종합지수 17P 늘어 123.5P

심리·여건 등도 소폭 상승했지만

"리스크 크면 투자 안해" 60% 육박




올해 국내 주요 기업들의 투자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실적을 나타내는 추세지수와 투자 의욕을 나타내는 심리지수가 모두 지난해 하반기 조사 때보다 증가했다. 다만 조사한 지수 가운데 위험 감수 의향을 나타내는 기업가정신지수만 유일하게 하락해 기업들의 ‘야성’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국내 109개 기업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한 결과 올해 기업들의 투자종합지수는 123.5포인트로 나타나 지난해 하반기 106.5포인트에서 크게 상승했다. 기업투자지수는 기업투자 환경과 의지·성과 등에 대한 답변을 지수화해 나타낸 것으로 중간값은 100포인트다.


세부항목 조사 결과에서도 올해 투자에 대한 기업들의 시각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투자계획을 지난해 투자와 연계해 산출한 투자추세지수는 지난해 하반기 82.9포인트에서 올해 124.4로 크게 상승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올해 투자 규모를 높여 잡았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올해 투자 규모를 늘리겠느냐는 질문에 기업들의 62.1%가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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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심리지수도 같은 기간 139.2포인트에서 149.0으로 소폭 상승해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투자를 지속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기업은 69.8%로 70%에 육박했다. 급변하는 산업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신규투자가 필수적이라는 기업들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현재 주력사업이 주요 수익원이 될 수 있는 기간을 묻는 질문에 58%의 기업이 5년 미만이라고 답했다. 5~10년이라고 답한 기업은 21%였다. 약 80%의 기업이 현재 주력사업으로는 10년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응답한 것이다. 지난해 투자 대비 성과를 나타내는 투자성과지수 또한 139.0포인트로 지난해 하반기(120.2)보다 올라가는 등 기업들이 투자에 대한 성과에 대체로 만족하는 것도 투자 증대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투자여건지수는 같은 기간 61.9포인트에서 78.1로 상승했다. 다만 세부항목 중 유일하게 여전히 기준값인 100포인트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투자하기에 좋은 여건이 아니라는 뜻이다. 재계 관계자는 “각종 규제, 어려운 대외상황 등으로 투자여건이 녹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ICT), 제약·바이오, 정유·화학 분야의 투자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모두 대규모 시설·연구개발(R&D) 투자가 필수적인 산업이다. ICT 산업의 투자종합지수는 161.6, 제약·바이오는 155.6, 정유·화학은 140.0을 기록해 중간값을 웃돌았다. 기업가정신지수는 세부항목 중 유일하게 전년보다 하락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128.5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올해 조사에서 127.1로 떨어졌다. 투자 리스크가 크더라도 수익이 기대된다면 투자를 진행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응답한 기업이 51.5%에서 59.8%로 늘었다.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인들이 대체로 움츠린 상황”이라며 “새해에는 기업의 기를 살려주는 친기업 정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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