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CES 2020]재활용 소재 쓰고, 스마트시티 조성…미래차 '환경·도시'를 품다

■글로벌 완성차업계, 지속가능 성장 전략은

셸레니우스 다임러 회장, 키워드로 '디커플링' 꼽아

"2030년까지 車생산 폐기물 40% 감축" 목표도 제시

영화 '아바타'에서 영감 얻은 콘셉트카 ‘비전 AVTR’ 공개

도요타는 자율차·AI·로봇 총망라한 '우븐 시티' 조성

올라 셸레니우스(오른쪽) 다임러그룹 이사회 의장과 제임스 카메론(왼쪽) 감독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에서 영화 ‘아바타’에서 영감을 얻은 미래 지향적 콘셉트카 ‘비전 AVTR’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권욱기자올라 셸레니우스(오른쪽) 다임러그룹 이사회 의장과 제임스 카메론(왼쪽) 감독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에서 영화 ‘아바타’에서 영감을 얻은 미래 지향적 콘셉트카 ‘비전 AVTR’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권욱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강자인 독일 다임러그룹과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미래 모빌리티의 지향점으로 ‘자연’과 ‘도시’를 선택했다.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수단의 개념을 넘어 자동차와 사람·자연·도시가 서로 관계를 맺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의미다. 경기침체와 수요부진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돌파구로 완성차 업계의 전통 강자들은 환경과 도시를 접목한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올라 셸레니우스 다임러그룹 이사회 의장 겸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파크MGM 극장에서 ‘CES 2020’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자동차에 친환경 소재를 더 사용하고 차량 생산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여 환경보존에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다임러그룹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다.


셸레니우스 회장은 기조연설의 핵심 키워드로 ‘디커플링’을 제시하며 “자동차 판매량이 늘어나도 자원 소비는 늘어나지 않도록 자동차 생산전략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세계 모빌리티 수요가 성장하는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는 방안은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차량 생산에 따른 탄소 발생량을 줄이고 자원을 보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오는 2030년까지 차량 생산에 들어가는 물과 전기를 각각 30%·40% 이상 줄이고 발생하는 폐기물은 40% 이상 줄일 방침이다. 또 차량 제작에 쓰이는 소재 95%를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채택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배터리에도 희토류·금속을 쓰지 않아 배터리 소재를 재활용할 수 있다.

그러면서 셸레니우스 회장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에서 영감을 얻은 콘셉트카 ‘비전 AVTR’을 공개했다. 자율주행차인 콘셉트카의 내외부는 아바타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대거 적용했다. 셸레니우스 회장은 “비전 AVTR은 ‘미래 자동차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벤츠의 대답”이라며 “사람과 기계가 인문학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모빌리티 기술의 적용 대상을 도시로 넓혔다. 도요타는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로봇, 수소연료전지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일상생활 속에서 검증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를 조성한다. 70만㎡ 규모로 조성될 이 도시에는 2,000명의 주민이 실제로 살면서 미래 기술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녹아들지를 검증하고 연구하게 된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래 기술 실증도시인 ‘우븐 시티(Woven City)’ 조성 계획을 밝혔다. 도요타는 모빌리티 업체를 넘어 자율주행과 AI에 기반한 스마트도시를 선도하는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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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다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도요타자동차는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앞으로 조성할 실증도시가 작지만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븐 시티는 자율주행과 로봇, 모빌리티, AI,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기술과 서비스를 일상생활에 적용해보는 ‘살아 있는 실험실’ 역할을 하게 된다. 연구자들만 모인 공간이 아니라 도요타 연구원과 직원 및 그 가족, 다른 기업의 연구자, 공모를 통해 뽑은 주민 등 약 2,000명이 실제로 거주하는 게 특징이다. 우븐 시티가 들어서는 곳은 시즈오카현 스소노시에 있는 폐쇄가 예정된 공장 터다.

내년에 착공될 이 도시의 도로는 그물망 형태로 정비되며 고속 차량용, 고속·저속 차량 혼합용, 스쿠터 등 개인 이동용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도요타는 이 같은 도로망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븐 시티의 주민들은 또 자율주행은 물론 실내용 로봇, AI를 통한 건강 체크 등 첨단기술이 활용될 미래 도시의 삶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이를 위해 우븐 시티의 건물은 미래지향적으로 지어진다. 자율주행 로봇이 집마다 연결된 지하 네트워크를 통해 주민들이 요구하는 상품을 배달해주고 집 안에서는 가사 로봇이 일상생활을 돕는다. AI가 적용된 센서를 통해 집에서 건강검진을 받을 수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요타가 자율주행 기술과 AI·IoT를 바탕으로 차량과 사람·건물 사이를 광범위하게 연결하는 도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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