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공개적으로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희망한 데 대해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통항하는 우리 선박 및 국민 보호 필요성, 해상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의 기여 등을 감안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계부처 간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전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인터뷰에서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면서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상 ‘자유로운 항행 보장을 위한 공동방위’라는 명분을 통해 한국에 파병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무력충돌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주한미대사가 한국군 파병 희망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미국은 이번 달 열릴 것으로 보이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에 방위비 증액도 거듭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스 대사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며 “우리 입장을 절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주에 열릴 협상 결과를 봐야겠지만 드하트(미측) 대표는 낙관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올해 첫 협상이자 6차 방위비 회의는 다음 주 초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해리스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남북교류협력을 강조한 데 대해 “우리는 남북관계의 성공이나 진전과 더불어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보길 원한다. 그것은 중요하다”면서도 “미국과 협의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에 맞춰 남북교류협력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