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2차 인재영입에 '인권' 내세운 한국당

1차 박찬주 영입 철회 두달만에

'목발 탈북' 인권운동가 지성호씨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씨 영입

CEO 등 20여명 추가 발표 계획

민주당과 2030 표심 공략 경쟁

황교안(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오른쪽)씨, 체육계 미투 1호인 김은희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황교안(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오른쪽)씨, 체육계 미투 1호인 김은희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탈북자 인권운동가 지성호(39)씨와 ‘체육계 미투 1호’로 알려진 전 테니스 선수 김은희(29)씨를 영입하는 등 인재 영입 전면에 인권·사회운동을 내세웠다. 여야 거대 양당이 4·15총선을 3개월여 앞두고 20·30대 젊은 표심을 겨냥해 경쟁적으로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8일 국회에서 인재 영입 환영식을 열고 지씨와 김씨를 2차 영입 인재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논란이 된 박찬주 육군대장을 1차 영입 인재 명단에 올렸다가 철회한 뒤 두 달여 만이다. 지씨는 ‘목발 탈북’으로 알려진 탈북자 인권운동가다. 지난 2018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국정연설에서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부각하며 지씨를 소개하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현재 북한 인권 단체 ‘나우(NAUH)’를 운영하고 있는 지씨는 북한 주민이던 1996년 화물열차에서 석탄을 훔치려다 굶주림에 탈진해 선로에서 기절했다가 지나가던 열차가 그를 덮치며 왼팔과 다리를 마취도 없이 절제했다. 이후 지씨는 목발을 짚고 중국과 동남아를 거쳐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당이 ‘삼고초려’ 끝에 영입에 성공한 김씨는 테니스 선수 출신이다. 초등학교 시절 코치로부터 성폭행당한 사실을 2018년 한 방송에서 밝히면서 ‘체육계 미투 1호’로 꼽힌다. 김씨의 사례를 계기로 여성 체육인들이 단체 성명을 내는 등 스포츠계 폭력·성폭력 근절을 위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지난해에 이은 2차 인재 영입에서 인권과 자유 등 한국당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삶에서 쟁취한 인생 스토리의 주인공을 전면으로 내세운 셈이다. 그만큼 두 사람 영입에 한국당이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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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앞으로 20여명가량의 추가 인재 영입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벤처 기업인이나 현업 기업인 중심으로 인재를 영입해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인재 영입은 물론 경제·외교·안보까지 전문가를 확보해 총선 승리의 주춧돌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앞선 1차 인재 영입에 따른 후폭풍을 잠재운다는 측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지난해 10월 대대적으로 환영식을 열었으나 ‘공관병 갑질’ 논란 당사자인 박 전 대장 영입 문제로 빛이 바랬다. 박 전 대장 영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한편 20·30대를 겨냥한 인재를 영입함으로써 더불어민주당과의 이른바 ‘새 얼굴 모시기’ 경쟁에 맞불을 놓는 것이다.

현재 양당은 인재 영입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은 앞서 발레리나를 꿈꿨던 척수장애인 최혜영(40) 강동대 교수와 2005년 한 방송프로그램에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출연했던 원종건(27)씨,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주(58) 전 육군 대장, 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 등을 차례로 영입했다. 7일에는 ‘소방안전 전도사’ 오영환 전 소방관을 다섯번째 인사로 영입했다. 그러나 오 전 소방관은 영입 기자회견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비리 의혹이 ‘관행 문제’라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5호인 오영환(오른쪽) 전 소방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영입행사에서 이해찬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5호인 오영환(오른쪽) 전 소방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영입행사에서 이해찬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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