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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정우, 이유 있는 자부심

영화 ‘백두산’서 특전사 대위 조인창 역

배우 하정우가 3년 만에 재난 영화로 돌아왔다. 하정우는 ‘더 테러 라이브’, ‘터널’ , ‘PMC:더 뱅커’ 등 다양한 재난 영화에 출연해 ‘재난 장인’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하정우는 “관객들이 재난 영화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듯 하다“며 ‘더 테러 라이브’와 ‘터널’의 경우 재난 상황 속에 혼자 놓여 있었다면, ‘백두산’은 다같이 재난을 막기 위해 힘을 합쳐 나간다. 그래서 한결 든든한 마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개봉한 ’백두산’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신과함께’ 시리즈를 제작한 덱스터스튜디오 신작이자 순제작비 260억원의 재난 블록버스터다.

한반도를 초토화시킬 마지막 폭발을 막기 위한 비밀 작전에 투입된 북한 요원 ‘리준평’(이병헌)과 EOD 대위 ‘조인창’(하정우), 작전을 계획하는 ‘전유경’(전혜진)과 지질학 교수 ‘강봉래’(마동석), 서울에 홀로 남은 ‘최지영’(수지)까지, 남과 북을 오가며 사상 초유의 재난에 맞서는 인물들은 관객을 재난 현장의 한복판으로 이끈다.

전역 대기 중 예기치 못하게 모두의 운명이 걸린 위험천만한 작전을 이끌게 된 EOD 대위 ‘조인창’으로 분한 하정우는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이 다가올수록 작전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무를 수행하고자 한다.







하정우는 “백두산 화산 폭발을 다룬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한번 쯤은 상상할 만한 소재라고 생각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백두산이 폭발한다는 화제 자체가 흥미로웠다. 과학자들이 ‘백두산’이 1000년에 한 번 터지는 주기가 왔다고 하는데 그러는 참에 이런 시나리오를 받게 돼 관심이 갔죠. ”

조인창을 재난영화 속 단면적인 캐릭터로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한 하정우는 시나리오를 본 뒤, 사실주의영화에 가까운 캐릭터처럼 연기해야겠다 싶었다고 했다. 그는 “영화 ‘더 록’에서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기한 닥터 스탠리 굿스 역을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작전지역으로 가는 그가 수송기 안에서 다리를 떠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는 이야기도 더했다. 하정우는 “조인창이라는 인물도 멋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허술하고 당황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극대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리준평과의 대조적인 모습이 더 강렬하게 남았다.


“이병헌 형과 제가 각자의 몫을 한 것 같다. 형이 멋있는 인간병기 같은 느낌이었다면 저는 반대로 허술하게 보인 거죠. ‘그린북’의 비고 모르텐슨처럼 인간적으로 허술해 보이는 마이너 같은 느낌을 좋아해서 캐릭터를 그런 식으로 구축하고자 했다. 그리고 제가 원래 재난영화를 좋아하는데, ‘투모로우’에서 재난상황을 겪고 주인공들이 도서관에 들어가 모닥불을 피워놓고 있는 그 순간의 낭만이 있지 않나. ‘터널’에서도 케이크를 먹는 그 조그마한 순간에서의 낭만이 있다고 봤다.”



영화는 재난 블록버스터를 표방하지만 사실상 버디 무비에 가깝다. 장갑차 안에서 하정우 이병헌이 티격태격하는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정우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이 각자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오늘날 하정우가 있기까지의 성장점이 된 작품은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참여했던 작품마다 성장과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 터닝포인트는 관객에게 하정우가 배우임을 각인한 ‘추격자’이다. 영화 ‘국가대표’를 통해서는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황해’는 1년 동안 한 캐릭터에 몰입해 살면서 배우의 한계를 경험했던 작품이다. ‘군도’는 ‘다시 사극을 찍을 수 없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쉽지 않았던 작품이다.





“ ‘더 테러 라이브’에선 혼자 연기하며 극을 이끌어 가는 맛을 봤다. ‘허삼관’은 감독과 주연을 동시에 맡아서, 다시는 두 가지를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작품이다. ‘롤러코스터’를 연출할 때 마음껏 제 뜻을 펼치기만 했다면 ‘허삼관’을 통해 상업 영화 시스템 아래에서 감독과 주연의 입장을 동시에 느끼며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깨달았다. 덕분에 ‘암살’ ‘아가씨’ ‘1987’ ‘PMC : 더 벙커’ ‘신과함께’ 등의 작품에 열정을 가지고 임했다.”

‘백두산’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같은 하늘 아래 사는 항상 보고 싶어하는 친근한 연기자”의 길을 가고 싶다는 하정우는 “‘백두산’은 컴퓨터 그래픽(CG)에 자부심을 충분히 가질만하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하정우는‘백두산’ 이후 2월 개봉하는 영화 ‘클로젯’ 으로 관객을 만난다. 현재 ‘보스턴 1947’ 촬영도 진행 중이다. 이후 ‘피랍’, ‘수리남’ 등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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