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샌즈 엑스포에 마련된 ‘CES 2020 서울관’. 서울시가 마련한 이곳에 자리를 잡은 20개의 스타트업은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제품과 기술을 펼쳐놓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특히 사용자의 행동에 맞춰 밝기를 조절하는 인공지능(AI) 조명과 발 사이즈를 스캔해 길이·폭에 맞는 기성품을 제안하는 기기 등이 눈길을 끌었다.
서울관에 참여한 20개 기업들은 투자 유치를 위한 피칭(발표), 기술 설명, 투자자 접촉 등 활동을 이어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전날에 이어 이날도 서울관을 돌면서 기업들의 제품을 직접 체험했다.
AI 중점 단지인 양재 R&CD 혁신허브 입주기업인 ‘루플’은 AI 조명으로 외국인투자가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사용자가 휴대폰을 하는지, 잠을 자는지 등 행동 패턴에 따라 빛의 색 온도가 달라진다. 휴대폰을 할 때는 조도가 낮아지고 잠을 자면 꺼지는 식이다. 총 7만장의 이미지를 딥러닝으로 학습시켰기 때문에 가능하다. 박 시장은 전날 루플을 방문해 “금메달 딸 정도의 기술”이라며 치켜세웠다고 한다.
서울시가 해외 투자 유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 ‘닷’은 실제로 구글의 길 안내 서비스 개발에 동참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닷은 시각장애인용 점자 스마트워치를 개발한 기업으로 이를 적용하면 전방에 어떤 물체가 있는지 시각장애인이 스마트워치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 데이터 수집’에 집중하는 기업들도 많았다. 스마트 발 사이즈 측정기를 개발한 ‘펄핏’은 개인의 기기에 발을 넣으면 길이뿐 아니라 폭까지 함께 측정해 딱 맞는 기성 신발을 추천한다. 보통 발의 길이만 고려하기 때문에 폭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길이와 폭을 모두 맞는 신발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펄핏은 애플리케이션으로 개인의 발 사이즈에 맞는 기성 제품을 추천해 소비자와 생산자를 잇는 유통업체로의 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한 누비랩의 ‘세이브엔’은 AI와 비전센서를 사용한 제품에 식판을 스캔하면 음식의 종류·칼로리·영양성분을 즉각 분석해 보여준다. 뷔페식 식당에서 음식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경우 계산이 편리해질 뿐만 아니라 잔반 역시 스캔할 수 있어 데이터가 축적되면 개인의 편식습관을 분석할 수 있게 된다. 김대훈 누비랩 대표는 “간단하게 식당에서 계산할 때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교에 설치하면 학생들의 식습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