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올해 미술관 토대 구축…미래 50년 향한 첫걸음이죠"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기자간담

서울·과천·덕수궁·청주관 등

전시 차별화·기능 확장 속도

올해 전시 최대 하이라이트는

베네치아비엔날레 황금사자상

바치우케이트 등 '해와 바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서울경제DB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서울경제DB



“올해는 미술관 토대 구축을 위한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위한 50년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죠.”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9일 서울관 교육동에서 ‘2020년 전시계획 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를 포함한 20여건의 전시 일정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개관 50주년과 청주관 개관 등을 치렀고 관람객 274만명의 발길을 이끌었다.

올해를 ‘미술관 토대 구축의 해’로 정의한 윤 관장은 “서울·과천·덕수궁·청주 등 4개 관의 특성에 따른 전시 차별화와 관별 핵심기능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소장품 전시실이 없던 서울관 1전시실에 근대미술 상설전시실을 마련한 것이 눈에 띈다. 윤 관장은 “30분 정도 시간 여유가 있는 외국인이 방문해 ‘한국 미술의 특징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짐작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대표적인 우리 미술 작품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첫 전시는 오는 4월 구본웅 등 40여명 작가의 작품으로 시작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서울경제DB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서울경제DB


윤 관장이 밝힌 올해 주요 전시 중 하나는 7월 서울관에 열리는 루자일 바치우케이트 등의 작품 ‘해와 바다’ 퍼포먼스다. 이 작품은 지난해 이탈리아 베네치아비엔날레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모래 등으로 인공해변을 무대처럼 만들어 20여 명의 배우들이 해변의 휴양객을 연기한 ‘작은 뮤지컬’ 형식의 작품이다. 인공태양 아래 일광욕을 즐기는 한가로운 풍경 이면에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가 야기할 재앙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아 호평을 받았다. 윤 관장은 “비엔날레 개막 당시 작품을 본 후 곧바로 한국에서의 전시를 추진했다”면서 “국제 교류전시의 일환으로 유럽 순회전보다 발 빠르게 준비해 작품 배경과 잘 맞는 7월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엔날레 현장에서도 몇 시간씩 줄 서서 관람할 정도로 인기였던 작품”이라며 “대체 어떤 작품이었는지, 왜 최고상을 받게 됐는지 직접 경험하고 느껴보라”고 조언했다.


올해 최대 규모의 전시는 6·25전쟁 70주년을 기념하는 ‘낯선 전쟁(가제)’이다. 윤 관장은 “더 이상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전쟁을 통해 역사·사회·민족을 다시 보게 하는 기회”라며 “국내외 ‘전쟁과 평화’ 주제의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동시에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 자료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고 귀띔했다. 미술관은 지난해 특수자료 취급인가 기관으로 승인받아 서울관에 북한미술 자료도 비치할 수 있게 됐다. 윤 관장은 “(남북 분단에 따른) 반쪽 미술사를 온전한 미술사로 풀어가도록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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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의 최대 규모 유작 ‘다다익선’의 3년 복원 프로젝트도 올해 시작된다. 미술관은 이를 위한 15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열리는 회고전을 국내에 유치하지는 못했으나 백남준 관련 기록물 등을 선보이는 아카이브전을 기획 중이다. 저작권자의 동의만 얻으면 성사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술관은 지난 2013년 서울관 개관 후 채용한 전문임기제 직원 37명을 올해 정규직으로 확보했다. 지난해 말로 임기를 마친 강승완 전 학예실장의 빈자리를 포함한 37개 직책의 공모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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