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중동發 금값급등 오나...국내 쥬얼리업계 '비상'

계속 오르면 재고확보전 불가피

주요업체 작년 하반기 10~15%↑

가격인상 카드 꺼내기도 쉽잖아

은·브라스 등 소재 다양화로 대처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값 인상 흐름이 올 초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쥬얼리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이란의 일촉즉발 위기가 일단 진정되면서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이 11 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금 시세가 중동 리스크에 취약한 탓에 연일 전전긍긍한 모습이다. 실버, 브라스 등 금 이외의 다양한 원자재를 확보하는 방향이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9일 국내 쥬얼리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이 발생한 이후부터 금값 인상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이 전날보다 온스당 0.9% 하락한 1,560.20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던 7일(현지시간)에는 2월 인도분 금이 전날보다 0.4% 오른 온스당 1,574.30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6년 9개월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국내 쥬얼리 업계가 금 물량을 저점에서 대량 매입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쥬얼리 업계 관계자는 “금값은 너무 유동적이라 대량매입을 하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움직인다”면서 “금값 인상이 계속된다면 가격을 예측하기 힘듦에도 불구하고 2~3달 치 재고를 미리 보유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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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쥬얼리 업체는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기도 힘들다. 시도 때도 없이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 이탈이 적은 명품 쥬얼리와 달리 국내 쥬얼리 업계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가격저항선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디디에두보, 제이에스티나, 골든듀 등 국내 주요 쥬얼리 브랜드는 이미 지난해 9월께 10~15% 가량 가격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고정 컬렉션의 가격은 올리지 않고 신규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는 업체도 생길 수 있다는 전언이다.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원재료인 팔라듐의 가격 상승세도 가팔라 원가 부담 압박이 상승하고 있다. 팔라듐은 화이트골드, 핑크골드 등 금을 기본으로 한 귀금속을 가공할 때 활용되는 금속이다. 핑크골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금에 구리, 팔라듐 등을 혼합한다. 쥬얼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팔라듐 가격이 금값을 넘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면서 “남는 게 많은 옷 장사와 달리 쥬얼리 사업은 영업이익이 높은 편이 아닌데 최근 정세가 불리해져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이나 브라스 소재의 쥬얼리 제품을 늘리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 디디에두보를 운영하는 세정 관계자는 “제품 가격대를 세분화하기 위해 소재를 다양화할 것”이라면서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골드 외의 실버나 브라스 소재의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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