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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 가는 '기생충' 작품 감독상 등 6개 부문 후보

한국 영화 100년 사상 최초

작품상 놓고서는 '아이리시맨'

'1917' '조커' '조조래빗' 등과 경합

감독상에서는 마틴 스코세이지 등

세계적 거장들과 치열한 경쟁

세월호 다큐도 단편 후보에

지난 12일(현지시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북미방송영화비평가협회(BFCA)에서 주관하는 비중 있는 비평 부문 시상식인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감독상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후 트로피를 들어올려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지난 12일(현지시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북미방송영화비평가협회(BFCA)에서 주관하는 비중 있는 비평 부문 시상식인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감독상과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후 트로피를 들어올려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92회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의 최고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국제영화·편집상·각본·제작디자인 등 6개 부문에 지명되는 쾌거를 올리며 다시 한번 한국 영화 100년 역사의 새로운 기록을 썼다. ‘기생충’의 최종 후보 지명은 아카데미 도전 57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은 지난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매년 아카데미에 도전해왔다. 지난해 ‘버닝’이 예비 후보 10편에는 올랐지만 최종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아카데미 주최 측은 13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아카데미 박물관에서 제92회 아카데미상 24개 부문의 후보를 공개하면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오스카는 미국 영화사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아카데미협회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이보다 앞선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바커행에서 열린 25회 크리틱 초이스 어워즈 시상식에서 ‘1917’의 샘 멘데스 감독과 함께 최우수 감독상을 공동 수상을 비롯해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기생충’은 앞으로 오스카에서 작품상을 놓고는 ‘포드 vs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결혼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경쟁을 벌인다. 봉 감독은 감독상을 놓고서는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 토드 필립스(조커), 샘 멘데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세계적 거장들과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또 각본상을 놓고서는 ‘나이브스 아웃’, ‘결혼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수상을 다툰다. 편집상 후보로도 지명된 ‘기생충’은 ‘포드 vs 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와 경합하게 됐다. ‘기생충’은 미술상 후보로도 지명됐다.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함께 후보에 올랐다. 가장 수상이 유력한 국제영화상 후보에는 ‘코퍼스 크리스티’(폴란드),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 ‘레미제라블’(프랑스),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앞서 5일 미국 LA에서 열린 골든글로브에서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후 전 세계 각국의 영화제를 비롯해 평단의 극찬 속에 현재까지 50개가 넘는 트로피를 거머쥐며 수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오스카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며 할리우드의 벽을 넘어서면서 ‘기생충’의 오스카 최종 후보 지명에 대한 전망이 제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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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작품·감독상 등 주요 후보를 비롯해 편집상 등 무려 6개 부문의 후보에 오른 것은 당초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다. 골든글로브에 비해 오스카가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한 탓에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고 해도 여전히 그 문턱은 높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미 개봉 당시 2,000만달러의 흥행 수익을 내는가 하면 골든글로브 수상 이후 ‘왕좌의 게임’ ‘체르노빌’ 등을 만든 미국의 유명 유료 케이블 채널 HBO가 ‘기생충’을 드라마로 제작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는 등 미국에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 예상보다 거세지자 오스카도 여론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할 경우 역사상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쥐는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최초 사례는 195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마티’였다. 또 아카데미 사상 작품상을 비영어 영화가 받은 적도 없었다. 연일 한국영화 최초 기록을 내고 있는 ‘기생충’이 다음달 9일 LA돌비극장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역사도 새로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날 아카데미 주최 측은 세월호를 소재로 한 ‘부재의 기억’도 아카데미상 단편다큐 후보로 지명했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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