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연내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추가 투자를 검토한다. 한국·중국·헝가리·미국에서 글로벌 4각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10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춰 글로벌 배터리 선두 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 연내 추가 투자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16일 밝혔다. 투자 규모는 1차 투자에 버금가는 1조원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팔리게 될 전기자동차를 추가 수주했다”며 “급성장하는 미국 시장을 고려해 단계별로 투자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착공한 조지아 1공장은 오는 2022년 양산에 들어간다. 현재 약 34만평의 부지에 건설 중인 이 공장의 연 생산규모는 9.8GWh 수준이다. 양산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현재 19.7GWh(순수 전기차 40만대분)에서 60GWh(순수 전기차 120만대분)로 늘어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 배터리 공장에 최첨단 배터리 기술을 접목해 ‘3세대 전기차 시대’를 열기로 했다. 3세대 전기차는 한 번 충전만으로 500㎞ 이상을 달릴 수 있어 내연기관 차량과 대등한 주행거리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하는 장거리 주행에도 중간 충전을 할 필요가 없게 되는 셈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셀 생산에 차별화된 방식을 도입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접착 공정을 없애 생산 단계를 줄이고 성능 및 마진에서 타 업체 대비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며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적이 없어 안전성도 보장됐다”고 강조했다.
조지아 공장이 완공되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단일 규모로 최대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게 된다. 2025년까지 10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춰 글로벌 선두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배터리 생산에서 재활용에 이르는 전 과정을 플랫폼화하는 ‘서비스로서의 배터리(BaaS·Battery as a Service)’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한미 간 성공적 협력 모델로도 평가받는다. 조지아주는 뛰어난 세제혜택과 더불어 전 세계 배터리 업체들이 우려하는 고용 문제의 해법으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등 각종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최종 부지 선정에 6개월 이상 공을 들인 SK이노베이션은 1조9,000억원이라는 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로 화답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 미국법인은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미 국무부가 발표한 ‘투자 우수기업’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기공식에 참석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계획이 결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