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강해지는 주택 규제를 피해 노후 꼬마빌딩으로 눈길을 돌리는 현금부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강남에서 거래된 빌딩 중 절반 이상이 20년도 더 된 노후빌딩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장기보유나 리모델링을 통해 자본이득을 취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17일 빌딩 중개 전문업체 빌사남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거래된 서울시 꼬마빌딩의 72%가 20년 이상 된 노후빌딩인 것으로 나타났다. 준공 10년 미만은 전체 10%에 그쳤다. 10~20년은 11%로 집계됐다. 준공연도별 거래량으로 봤을 때 노후빌딩인 30년 이상이 1,249건, 20~30년 574건으로 집계됐다. 10~20년 300건, 5~10년 135건, 5년 미만은 124건에 불과했다. 강남의 상황도 비슷했다. 지난해 강남에서 거래된 꼬마빌딩의 준공연도를 보면 20년 이상 된 빌딩이 총 97건으로 53%를 차지했다. 10~20년은 27%(49건), 10년 미만은 20%(36건)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면서 현금부자들이 노후 꼬마빌딩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임대수익보다는 리모델링 또는 장기보유를 통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빌사남 관계자는 “노후 된 빌딩을 매입하는 매수자들을 봤을 때 빌딩을 사들여서 다달이 임대수익을 거두려는 유형은 아니다”라며 “이들은 노후 빌딩을 장기간 보유하거나 내외부를 리모델링해 시세차익을 보려는 의도가 훨씬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서울시 지역구 중 꼬마빌딩이 가장 많이 거래된 지역은 강남구로 나타났다. 강남구 꼬마빌딩 거래량은 2018년(246건)보다 13% 늘어난 281건이었다. 거래가 가장 적었던 노원구·도봉구의 거래량과 비교했을 때 11배 이상 차이가 났다. 강남구 중에서도 역삼동(89건), 논현동(56건), 신사동(46건), 청담동(29건) 순으로 거래가 이뤄졌으며 역삼동은 최근 5년 동안 서울시 전체에서 거래가 가장 많이 된 행정동이다. 빌사남 관계자는 “꼬마빌딩은 아파트 등 주택 투자와는 전혀 다르다. 강남권과 같이 오랫동안 상권이 형성돼 있는 동네가 안전하다”면서 “이처럼 주요 지역을 찾는 수요는 늘어나면서 가격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