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300명을 선출하는 4·15 총선이 88일 앞으로 다가왔다. 원혜영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20일부터 후보자 공모에 돌입한다. 김형오 위원장을 필두로 공천관리위를 꾸린 한국당 역시 공천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18일 양당의 당헌·당규 등에 따르면 민주당과 한국당은 모두 경선에서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50%씩 반영해 총선 출마자를 선출한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 17일 이 같은 경선 방식이 ‘정치 신인’ 입장에서는 일종의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칙적으로는 ‘한국형 완전국민경선제’로 가야 한다”며 “‘당원 투표 50% 반영’이라면 신인이 어떻게 들어올 수 있겠나.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전국민경선제와 현재의 경선제를 절충한 새로운 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문제는 그 비율을 어떻게 하든지 간에 민의왜곡 논란이 일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점이다. 일반 여론조사의 결과를 반영 비중을 더 크게 할 경우 ‘부정확성’이 커질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할 계획인 한 후보자는 “막말로 전화를 통해 하는 여론조사가 어떻게 정확할 수가 있겠냐. 상대방 정당 지지자가 일부로 질 것 같은 후보에 표를 던지면 그땐 또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이런 이유 때문에 외국에서는 여론조사 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 반영 비율을 높이는 것 역시 민심을 왜곡할 여지가 적지 않다. ‘당심’이 곧 ‘민의’라고 할 수 없는데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정확한 당심이라고 보장할 수도 없다. 또 다른 후보자는 “당에는 선거철 모집된 당원도 있고 자발적으로 의지를 갖고 입당한 당원도 있다”며 “권리당원 투표도 선거인단을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을 경우 공정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실제 ‘부정’ 권리당원과 투표 결과의 ‘불공정’ 의혹과 여론조사의 ‘부정확성’ 논란이 경선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심지어 그런 의혹과 논란은 선거 승패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일례로 민주통합당은 19대 총선을 앞두고 야권 통합공천 과정에서 경선 여론조사 조작 의혹으로 공천에 잡음이 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경선에 참여하는 한 후보자는 “권리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결과가 정확한 지역주민의 민심이 아닐 가능성도 적지 않다”며 “유튜브 등을 통해 후보 간 토론을 생중계하고 권리당원과 주민이 그 토론을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