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4·15총선을 겨냥한 인재영입에 ‘삼고초려’도 마다 않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전히 고질적 문제는 치유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 신예를 영입하면서 마치 새로운 개혁을 하는 듯 앞다퉈 포장하고 있으나 ‘정치 상품화’라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탓이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은 19일 현재 각각 10명, 5명을 인재영입 인사로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교수, 20대 직장인, 군 장성, 인권운동가, 탐험가 등 출신으로 그동안 걸어온 길이 기존 정치권과는 대부분 무관하다. 그나마 이날 한국당이 다섯 번째 영입인재로 발표한 김병민(37) 경희대 객원교수가 지난 2010년 서울시 서초구의회 의원으로 당선되는 등 정치권과 연이 있을 뿐이다. 말 그대로 인재로 영입하는 인사 대부분이 ‘정치 아마추어’인 셈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학계 전문가들도 여야가 여전히 정치 상품화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역대 선거에서 정치 학습을 전혀 받지 못한 인물들을 연거푸 영입하면서 새 정치를 한다고 치장하는 데만 집중했을 뿐 제대로 된 정치쇄신은 없었다는 것이다. 영입 인사들에게 이른바 ‘일회성 정치 포장용’이자 각 당의 당론에 맞추는 ‘거수기’ 역할만 강요하면서 정치 시스템이 퇴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치권 인재영입을 보면 조직은 엉망인 상황에서 안에서 수리는 하지 않고 바깥에서 정치 학습이 전혀 되지 않은 몇 명 데려와서는 치장해 본인들이 엄청나게 새로운 정치를 하는 듯 포장했다”며 “20대 국회의 경우 초선 의원 비중이 44%인데 정치는 바뀌지 않았다. 이는 한국 정치의 ‘리쿠르트’ 모델이자 인재 충원 프로세스가 후진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당원이나 당직자 등 각 당에서 키운 인재는 찾아보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무조건 총선이 가까워지면 그럴듯한 사람들을 정치권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이는 정치 무력화이자 정치의 수준까지 오히려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