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단계 무역합의 이후 글로벌 무역 정상화에 따른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에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제조업 지수 발표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관련 발언이 예상되는 다보스포럼 등이 예정돼 있어 원자재 시장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제조업 경기 회복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구리·니켈 등 비철금속의 강세가 점쳐졌다. 미중 간 무역합의로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낮아지고 각국의 경기 회복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지난해 약세를 나타냈던 원자재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경기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각국의 산업생산지수는 중국이 지난해 6.2%보다 소폭 상승한 6.9%, 유로존이 지난해 -2.6%보다 개선된 -1.5%로 발표됐다. 미국의 산업생산지수는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0.3% 감소했으나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특히 원자재 중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비철금속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공급 물량이 타이트 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리·니켈 등이 추천 목록에 올랐다. 구리와 니켈은 전기·전자·배터리 등 2020년 성장세가 예상되는 주요 산업 내 필수재로 꼽힌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요 불확실성으로 억눌린 원자재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비철금속 가격은 개별 수급 펀더멘털이 대부분 양호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투자기관의 비철금속 매수심리를 약화했지만 현재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선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구리 대비 금 가격 비율은 4.0배로 지난해 7월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말했다.
특히 구리의 경우 중국의 구리 제련수수료가 톤당 60달러까지 하락하면서 수익성을 우려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전기동 가격은 톤당 6,200달러를 넘어섰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최대 동광산 기업인 코델코가 중국 산둥성 소재 동제련소의 경영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올해 동정광 공급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재고 레벨도 계속 낮아지고 있어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상반기 달러 약세와 더불어 위안화 강세가 예상되는 점도 원자재 시장에 긍정적이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한 것은 중국 위안화의 점진적 절상을 유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달러 대비 위안화는 6.85위안으로 2019년 고점 대비 4% 이상 하락했다. 김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 압력이 높아진다면 중국 자국 통화 표시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수요를 더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생길 것”이라며 “특히 중국의 소비 활성화 정책으로 내구재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구재 향 수요 비중이 높은 비철금속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