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중국 중부 최대도시 우한에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짓고 세계 2위 의약품 시장인 중국 시장진출을 본격화한다. 중국 현지에 최대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고 직판망을 구축하는 등 150조원 중국 의약품 시장을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0일 중국 우한에서 셀트리온 및 후베이성 정부, 우한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과 천핑 중국 동호개발구 당공위 부서기가 직접 서명을 진행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협약에 따라 우선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내 최대 규모인 12만ℓ급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은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다. 투자재원은 자체 현금보유액과 외부 투자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오는 4월께 첫 삽을 뜰 계획으로, 완공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회사는 전했다.
셀트리온 측은 우한시의 경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생산시설 지역으로 낙점한 배경을 설명했다. 우한시는 이미 300개에 달하는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 센터와 기업이 자리 잡아 중국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제품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플랫폼도 잘 구축돼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인천 송도에 3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셀트리온이 중국 현지에 4공장을 짓는 이유는 중국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의약품 시장규모는 미국에 이은 세계 2위로 2018년 기준 9,000억위안(150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바이오의약품 시장규모는 2018년 기준 600억위안(10조원)에서 오는 2023년 약 1,300억위안(22조원)으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14억 인구의 중국 시장에 조기에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통 큰 투자가 필요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다 2017년 이후 중국 국가의료보험(NRDL)에 바이오의약품이 대거 등재되는 등 중국 당국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현재 중국 현지에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트룩시마(성분명 리툭시맙), 허쥬마(트라스투주맙)는 임상신청(IND)을 추진 중이다. 셀트리온 측은 우한 공장 건설과 함께 중국 내 의약품 판매를 위한 직판망도 구축해 중국 내수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은 “중국은 고품질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큰 시장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시장규모가 크다”며 “셀트리온이 중국시장에 직접 진출한 만큼 세계적인 수준의 바이오시밀러를 중국 환자들에게 이른 시일 안에 공급하고 이를 통해 셀트리온그룹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