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매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은 가구와 부엌을 팔아야하는 (한샘) 입장에서 ‘마이너스’입니다. 하지만 이젠 기존 노후화된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쪽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한샘엔 ‘플러스’입니다.”
부엌으로 국내 가구 1위에 오른 한샘이 리모델링 사업에 승부수를 띄웠다. 강승수 한샘 회장은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되레 기회라며 리하우스란 리모델링 사업을 발판으로 현재 2조원대 매출을 10조원대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강승수 회장은 21일 서울 마포구 한샘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리하우스 사업을 통해 7년 내 전체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며 “10조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해외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한샘은 현재 연간 5,000억원 규모의 리하우스 사업에서만 매출 5조원을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주 이상 걸렸던 시공 기간을 최대 5일로 단축하고 시공 품질 격차를 줄이기 위해 표준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리하우스 사업본부를 전국 50개 상권으로 넓혀 고객과 접점을 확대하고 전문 인력인 ‘리하우스 디자이너’를 2,500명까지 육성한다. 리하우스 판매실적 단위인 패키지 판매는 월 1,000세트에서 연내 월 1만 세트로 확대할 계획이다. 강 회장은 “작년 4·4분기 논현, 목동, 용산 등 3개 리하우스 대리점에서만 총 600세트가 팔렸다”며 “1개 공사 비용이 3,000만원에서 5,000만원선이란 점을 계산하면, 7년내 5조원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에 밀접한 가구 기업이 되레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반길 수 있는 이유는 리모델링의 특성 때문이다. 최근 증권가에서도 한샘의 리하우스 사업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기존 리모델링 수요가 빠르게 늘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샘의 또 다른 성장동력은 ‘온라인 판로’이다. 한샘이 50년 창립 이래 첫 인수합병 회사를 인테리어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스타트업 ‘인스테리어’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 회장은 “중국사업이 계획했던 방향으로 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인스테리어를 통해 한샘몰을 020 전문몰로 바꿀 뿐만 아니라, 부진했던 중국사업에서도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대형 직매장을 통한 경영전략으로 한샘을 단기간에 성장시켰지만, 총괄했던 중국사업에서 쓴 잔을 마셨다. 2016년부터 대형 매장(2017년 8월 중국 상해서 개장)과 시공인력을 육성해 진출하려던 중국사업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강 회장은 “인력 육성, 홍보 등 중국 사업 전략이 미흡했던 점은 누구보다 제가 잘 알고 있다”며 “이런 경험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는 모델을 만들어 정착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