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억원대에 달하는 회사 쇼핑몰 수익금을 빼돌려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지난달 구속기소된 조윤호(52) 스킨푸드 전 대표의 첫 재판에서 피해 가맹점주들이 울분을 토해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이정민 부장판사)는 2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전 대표의 첫 공판을 열었다.
조 전 대표는 지난 2006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회사 온라인 쇼핑몰 판매금 113억원 가량을 자기 계좌로 지급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011년 자신의 조카가 사용할 말 2필을 구입하고, 지난 2016년 11월까지 말 구입비와 관리비·진료비 등 9억 원 가량을 스킨푸드 자회사가 지급하게 한 혐의도 있다.
조 전 대표 측은 “말과 관련한 배임 부분은 사실을 인정한다”면서도 “쇼핑몰 관련 혐의는 법리적으로 검토할 부분이 있어 시간을 주시면 다음 기일까지 입장을 정리해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조 전 대표가 2004년 설립한 스킨푸드는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광고 문구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대표적인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로, 중국·일본·미국 등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K뷰티’ 열풍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 투자 실패와 업계 경쟁 심화 등으로 2018년 10월 회생 절차를 밟게 됐고, 회생 신청 이후에도 회사 관리인 변경 및 가맹점과의 법적 분쟁 등을 겪었다.
이날 재판에는 조 전 대표를 고소한 20여 명의 스킨푸드 피해 가맹점주들도 방청석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 진행 도중 한 가맹점주는 조 전 대표에게 욕설을 해 재판부가 주의를 주는 일도 있었다.
탄원서를 제출했던 가맹점주 서모씨는 재판 말미 발언 기회를 얻고 “4년 넘게 매장 운영을 하면서 한 달에 두 번밖에 못 쉬었다. 아이들 셋을 혼자 키우면서 돈이 가장 많이 필요할 때 회사가 청천벽력과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아직도 대출을 갚고 있다”며 “대표님 얼굴을 한번 보고 싶었다. 오늘 근무를 나가는 날인데도 출근을 접고 참석했다”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조 전 대표의 다음 공판기일은 다음달 1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