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과열 경쟁’ 양상을 보여 검찰에 수사 의뢰 된 현대건설(000720), GS건설(006360), 대림산업(000210)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5월 예정된 시공사 재입찰 경쟁에 기존 3사 모두 참여가 가능해져 수주 경쟁에 다시 불이 붙게 됐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데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해 문제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북부지검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 관련 위법 행위로 건설사 3사에 대해 수사 의뢰한 사안에 대해 모두 불기소 처분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건설사들의 ‘사업비 무이자 지원’, ‘이주비 금융비용 무이자 지원’ 등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이라는 국토부·서울시 주장에 대해 “‘계약 체결과 관련된 재산상 이익 제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분양가 보장’, ‘임대 후 분양’ 등을 제안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무불이행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하는 것이지 ‘거짓·과장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혐의 인정이 어렵다고 봤다. 아울러 사실상 이행이 불가능한 제안을 넣어 조합의 입찰을 방해했다는 혐의(입찰방해)에 대해서도 “민사상 채무불이행 문제에 불과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소될 경우 재입찰 참여 불가는 물론 자칫 2년 간 정비사업 입찰참가가 제한될 위기에 놓였던 건설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이번 결정에 따라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은 오는 5월로 예정된 한남3구역 시공사 재입찰에서 다시 한 번 맞붙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 결과를 두고 업계에서는 국토부와 서울시가 정비사업 과정에 무리하게 개입해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서울시가 법리검토를 충분히 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에 위법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특별점검과 함께 수사의뢰 조치를 취했다.
한편 국토부와 서울시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별개로 시공사들의 과열 경쟁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사업비·이주비 등 무이자 지원, 분양가 보장, 특화설계 등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별개로 입찰무효가 가능하다”며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시공과 관계없는 제안 등 불공정 관행에 대해서는 엄중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진동영·허진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