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중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 자동차 관세 부과를 거듭 위협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키스탄 정상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과 EU가 무역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EU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 부과를 “강력히(strongly)”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들이 안다”면서 “그들이 공정하다면 우리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EU와 무역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매우 좋은 대화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그들(EU)이 공정한 (무역) 합의를 하지 않으면 내가 관세를 부과하리라는 것을 그들이 안다”고 밝혔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EU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와의 협상 시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그들이 시한을 안다”며 조만간 공개적으로 시한에 대해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일본, 유럽연합(EU), 한국 등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당초 미국은 지난해 5월 17일 결정을 내릴 계획이었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명의의 포고문을 통해 해당 결정을 180일 연기했다. 180일 시한은 지난해 11월 13일로 만료됐지만 현재까지 부과 여부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WSJ 인터뷰에서 중산층을 위한 감세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오는 11월 대선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이내에 감세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 기후변화와 관련해 자신과 각을 세워온 청소년 환경 운동의 아이콘 그레타 툰베리(17)에 대해 “나는 그녀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그녀는 매우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자 트위터를 통해 “아주 웃긴다”면서 “그레타는 자신의 분노조절 문제에 애써야 한다. 그러고 나서 친구랑 좋은 옛날 영화를 보러 가라”고 언급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