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年金)은 일정 기간마다 수령하는 돈을 의미한다. 특히 경제활동의 중단으로 정기 소득이 없을 경우 연금은 더욱 중요해진다. 실질적인 급여의 기능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최초의 연금 형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국가가 운영하는 공적연금은 기원전 562년 전쟁포로에서 풀려난 유대왕이 바빌론 왕으로부터 사망 시까지 연금을 받았다는 기록과 기원전 400년 그리스, 201년 로마에서 군인들이 연금을 받았다는 기록을 통해 연금의 개념이 시작됐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개인들이 선택해 가입하는 사적연금도 14세기 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금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조선 초기 토지제도인 과전(科田)이 관리와 그의 유족들에게 소득 일부를 보전해주는 최초의 연금제도라고 보는 관점이 있다.
이렇듯 연금은 어림잡아 따져봐도 2,000년 이상 존재해온 제도이고 일반인부터 왕까지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새로운 10년을 맞이한 지금, 나의 연금 투자는 어떤 상황인지 살펴볼 충분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지난 2005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퇴직연금의 적립금은 2019년 말 현재 약 220조원 수준이다. 그중 근로자(투자자) 스스로 운용해 수익을 내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약 27% 비중이다. 그런데 2018년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이들 가입자 10명 중 3명은 본인이 투자한 연금상품의 성과가 어떤지 모르고 10명 중 7명은 단순 추천에 의해 상품에 가입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내가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 모르니 상품을 변경해 수익률을 관리하는 비중도 채 10%가 되지 않는 현실이다.
나의 퇴직연금에 대해 인지하고 정기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을 습관들일 필요가 있다. 연금상품은 최소 10년 이상 투자하는 장기상품이기 때문이다. 또한 퇴직연금 제도, 특히 투자자 본인의 투자판단이 필요한 DC형 제도의 속성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상품을 선택할 때는 단순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을 쫓기보다 매년 꾸준하게 수익을 내고 있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장기투자에 유리할 수 있다. 이런 상품 정보는 금융회사에서 상담을 받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연금은 걸어놓은 지 오래된 옷의 호주머니에 들어 있던 잊어버린 돈과는 다르다. 우연히 발견해 기쁘게 써버리는 공돈과는 달리 소득이 있는 긴 기간 잘 모으고 잘 운용해서 소득이 없는 기간에 나의 생활을 책임지는 매우 중요한 돈이다.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이때, 나의 연금을 확인해보고 투자의 시작으로 삼아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