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연휴 어디가?…전국 어디든 차로 1~2시간 달리면 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부터 상설전까지 푸짐

경주,전주,대구,부여,공주 등 국립박물관

새로 개관한 국립익산박물관 북적

국립중앙박물관 이집트실에서 전시중인 ‘람세스 2세’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 이집트실에서 전시중인 ‘람세스 2세’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의 13개 국립박물관들이 설을 맞아 가족 행사를 비롯해 풍성한 전시를 열고 있다. 경주,광주,전주,대구,부여,공주,진주,청주,김해,춘천,나주,익산을 비롯해 제주까지 박물관이 퍼져 있으니 전국 어디에서든 차로 1~2시간 이내에 소중한 우리 문화를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연휴에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한다면 유난히 볼거리가 많아 시간이 부족할 지도 모른다. 기획전시실에서 3월1일까지 열리는 ‘가야본성:칼과 현’은 520여년이나 존재했지만 여전히 덜 발굴된 가야 문화가 주인공이다. 국보 제275호 기마인물형뿔잔을 비롯한 2,600여점의 전시품이 몰랐던 가야를 보여준다.






특별전으로 마련된 ‘핀란드 디자인 1만년’은 시공간을 초월한 디자인의 보편적 가치를 보여주는 진귀한 전시다. 지난달 상설전시관 3층에 세계문화관을 개관하면서 열고 있는 이집트실 전시는 미국 브루클린박물관에서 공수해 온 미라와 석상,부장품 등 94점을 선보여 겨울방학을 맞은 가족관람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덩달아 중앙아시아실과 인도동남아시아실, 중국실 등 실크로드를 관통하는 전시까지도 관람객이 모이는 중이다.

가장 우아하고 품격있는 대나무 그림으로 유명한 자하 신위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서화전 ‘자줏빛 노을에 물들다’와 손세기·손창근 부자가 기증한 명품 서화전은 놓치면 아까울 귀한 전시들이다.

신라시대의 석불을 대표하는 ‘미륵삼존불’. /사진제공=국립경주박물관신라시대의 석불을 대표하는 ‘미륵삼존불’. /사진제공=국립경주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은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이라 불리는 경주의 명성에 걸맞게 ‘황금의 나라, 신라’의 건국과 성장, 융성과 멸망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신라역사관을 두고 있다. 천년 왕국 신라가 이뤄낸 국보·보물급 불교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신라미술관’, 경주 동궁과 월지(안압지)에서 발견된 3만여 점의 문화재 중 엄선된 1,000여 점을 선보인 ‘월지관’은 꼭 봐야한다.

고려청자부터 조선백자까지 총망라 한 ‘도자실’ 전경. /사진제공=국립광주박물관고려청자부터 조선백자까지 총망라 한 ‘도자실’ 전경. /사진제공=국립광주박물관


국립광주박물관은 수중발굴로 구해낸 ‘신안해저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도자기가 볼거리다. 섬세하고 화려한 고려 청자부터 투박하지만 질박한 매력이 있는 분청사기, 흉내낼 수 없는 단아함으로 사랑받는 조선 백자까지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든다.

석지 채용신이 그린 ‘권기수 초상’ /사진제공=국립전주박물관석지 채용신이 그린 ‘권기수 초상’ /사진제공=국립전주박물관


국립전주박물관은 조선 왕실의 본향이자 전주한옥마을을 인프라로 확보하고 있어 ‘조선 선비문화’로 특화했다. 마한에서 백제와 후백제로 이어지는 고대 유물도 볼거리지만 조선시대 지식인들이 남긴 문화예술 유산, 수준 높은 서화 등을 볼 수 있는 역사관이 더욱 흥미롭다.

광시 지역 소수민족인 바이쿠야오족 여성 복식. /사진제공=국립대구박물관광시 지역 소수민족인 바이쿠야오족 여성 복식. /사진제공=국립대구박물관


국립대구박물관에서는 청동기시대의 고인돌 등 고대부터 중세문화까지 폭넓게 만날 수 있다. 지금은 특별전으로 중국 광시민족박물관과의 교류전으로 ‘아름다운 순간:중국 광시 복식문화’전을 열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이 자랑인 광시 지역 소수민족이 직접 손으로 짜고 물들이고 수놓은 의복들이 고운 자태를 뽐낸다.



국보 제287호로 지정된 백제금동대향로. /사진제공=국립부여박물관국보 제287호로 지정된 백제금동대향로. /사진제공=국립부여박물관


백제 문화에 기반을 둔 국립부여박물관은 백제 능산리 1호분인 ‘동하총’ 특별전을 열고 있다. 옛 백제 사비도성의 동쪽인 부여군 능산리에는 사적 제 14호로 지정된 능산리 고분군이 자리잡고 있는데, 그 중 1호분인 동하총(東下塚) 네 벽에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이 그려진 벽화고분이다. 백제 최고 수준의 무덤이며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견된 곳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동하총의 석실과 목관을 재현했고, 흔적만 남아있는 사신도와 연꽃구름무늬벽화를 디지털 영상으로 구현하는 등 백제 왕릉을 경험할 수 있게 구성됐다.

국보제 154호로 지정된 왕의 관꾸미개는 지난 1971년 발굴된 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됐다. /사진제공=국립공주박물관국보제 154호로 지정된 왕의 관꾸미개는 지난 1971년 발굴된 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됐다. /사진제공=국립공주박물관


부여에서 멀지 않은 국립공주박물관은 백제 문화를 기반으로 한 점은 비슷하나 무령왕릉 발굴 유물이 특별한 자랑거리다. 특별전으로 기획된 ‘한성에서 웅진으로’의 첫 번째 전시가 열리고 있다. 공주 수촌리 유적을 중심으로 웅진천도의 역사적 배경을 보여주며 백제 중앙정부와 지역 세력 간의 관계를 조명한다.

조선 후기에 제작된 ‘평양성 전투도’ 중 일부.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이 1593년 1월 일본에 빼앗겼던 평양성을 탈환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제공=국립진주박물관조선 후기에 제작된 ‘평양성 전투도’ 중 일부.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이 1593년 1월 일본에 빼앗겼던 평양성을 탈환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제공=국립진주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진주성에 위치하고 있고 전시 내용 또한 임진왜란으로 특화했다. ‘임진왜란실’에서는 임진왜란의 경과를 문서와 그림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조선과 명나라, 일본의 당시 무기를 비교한 전시실이 특히 인기다. 당시의 최신식 화약무기이며 모두 보물로 지정된 천자,지자,현자,황자총통,중완구,대완구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청주 사뇌사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유물인 ‘거는 향로’는 정교한 금속공예술을 보여준다. /사진제공=국립청주박물관청주 사뇌사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유물인 ‘거는 향로’는 정교한 금속공예술을 보여준다. /사진제공=국립청주박물관


국립청주박물관은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이 설계한 박물관 건축부터 볼거리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인 ‘직지’를 간행한 고려시대의 사찰 흥덕사의 유물은 문화적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또한 고려시대에 발달한 금속공예의 우수함을 확인시켜주는 유물이 많아 ‘들여다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멍 뚫린 높은 받침대가 특징인 가야의 토기들.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구멍 뚫린 높은 받침대가 특징인 가야의 토기들.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가야문화의 거점인 국립김해박물관에서는 말 그래도 가야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상설전시를 통해 가야의 성립 배경과 번성, 가야의 토기문화를 비롯해 철기·해양문화를 유물로 보여준다. 고구려·신라·백제에 비해 아직도 연구하고 밝혀내야 할 부분이 많은 가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다양한 표정과 자세를 지닌 창령사 터 출토 오백나한상. /사진제공=국립춘천박물관다양한 표정과 자세를 지닌 창령사 터 출토 오백나한상. /사진제공=국립춘천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은 지난 2001년 발굴된 영월 창령사 터에서 나온 ‘오백나한’ 전시를 기획해 전국적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오백 나한의 다양한 표정과 그윽한 미소가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 까닭에 ‘나를 들여다보게 하는 전시’로 입소문이 퍼졌다. 이에 ‘창령사 터 오백나한, 나에게로 가는 길’이라는 상설전시실이 마련돼 언제든 오백나한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국립나주박물관은 도심이 아닌 전원 속에 자리잡고 있어 자연을 벗삼은 휴식의 공간으로 제격이다. 영산강 유역 마한을 비롯한 고대 문명부터 전남 지역 전반의 고고학적 발굴 성과를 두루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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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제주박물관 중앙홀은 제주 섬과 주변 바다를 형상화 해 올려다보며 제주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했다. /사진제공=국립제주박물관국립제주박물관 중앙홀은 제주 섬과 주변 바다를 형상화 해 올려다보며 제주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했다. /사진제공=국립제주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은 섬 생활의 특성과 함께 자연환경과 지리적 특성이 어떻게 역사와 문화에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준다. 삼국과 가야가 발전할 때 제주에 등장한 탐라국의 해상활동이 놀라움을 안겨준다. 조선 시대에는 중앙정부에서 부임한 관리, 유배온 학자 등 외부인과의 교류가 제주의 토착문화와 어우러져 더 풍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지난 10일 개관한 국립익산박물관은 미륵사지 탑 옆에 자리잡고 있다. 보통은 미륵사지 서탑 옆 큰 건물로 오인하지만 실제 박물관은 지하에 조성돼 있어 색다르다. 보물 1991호로 지정된 미륵사지 석탑 출토 사리장엄을 주인공으로 개관전 ‘사리장엄-탑 속 또 하나의 세계’를 개최하고 있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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