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발생한 해남 외국인 노동자 숙소 화재의 사망자 3명은 브로커를 통해 취업한 태국인 불법체류자들로 밝혀졌다.
경찰은 전날 현장에서 확보한 신분증과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들이 해남의 한 김 가공공장에 취업한 태국 국적 불법체류자인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은 26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30분 동안 화재 현장을 감식했다.
실내외에서 인화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주택 작은 방에서 불길이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이 난 곳은 단층 주택으로, 실내 출입문을 열면 정면에 작은 거실과 부엌이 있고 오른쪽에 작은방과 화장실, 왼쪽에 큰 방이 있는 구조다. 당시 큰방에서 A(31·남)씨가, 화장실에서 B(34·여)씨와 C(29·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대낮에 단순한 구조의 주택에서 불이 났는데도 젊은 노동자들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해 의문이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방화 혐의점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앞서 “아침부터 싸우는 소리가 났다”,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방문객 1명이 찾아왔다가 집을 나서는 모습을 봤다”는 이웃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CCTV 확인 결과 인근의 다른 숙소에 체류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불이 난 모습을 보고 대피한 것을 오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5일 오후 3시37분께 해남군 현산면 외국인 노동자 숙소로 쓰이던 주택에서 불이 나 태국인 3명이 숨졌다. 이들은 브로커를 통해 지난 21일 오후 해남 숙소에 왔으며 설 당일인 26일에는 작업을 하지 않고 숙소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사망자들을 부검할 방침이다.
/해남=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