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귀국 8일 만에 친정인 바른미래당에서 손학규 대표와 만났다. 안 전 의원은 손 대표에게 지도체제 개편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인이 위원장을 맡겠다고 제안했다. 손 대표는 “검토해보겠다”며 즉답을 아꼈다. 귀국 후 독자 신당을 창당할 의사를 밝혔던 안 전 의원이 다시 바른미래당에 복귀하는 쪽으로 정치 행보의 방향을 선회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전 의원은 27일 국회 본청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회동했다. 안 전 의원이 지난 19일 귀국한 지 8일 만이다. 손 대표는 찾아온 안 전 의원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환영했다.
손 대표는 “안 전 (국민의당) 대표가 공항에서 한 말과 현충원, 광주 5·18 묘역에서 한 것, 그 밖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했던 말을 잘 들었다”며 “안 전 대표가 강조해온 ‘실용 중도 정당’은 바른미래당 손학규가 지향해오고 실천해온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안 전 의원은 “지금 어려움에 처해있는 이 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 시간 가량 이어진 회동에서 두 사람은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손 대표는 회동 후 안 전 의원이 지도체제 개편을 위해 대안으로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며 “자기에게 맡겨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안 전 의원은 28일 비례대표와 호남계 등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과 귀국 인사를 겸한 오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손 대표에게 28일까지 답을 달라는 제안도 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제안을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검토해보겠다”면서도 “(안 전 의원이) 유승민계가 이야기 하는 것과 다를 게 거의 없고 왜 자기가 (비대위원장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없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손 대표의 회동과 소속 의원들과의 오찬을 이어 잡았다. 이 때문에 독자 신당이 아닌 바른미래당의 복귀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의석수 20석(지역구 7·비례 13)의 원내교섭단체다. 안 전 의원의 목소리가 원내에 반영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약 100억 원에 달하는 당의 자금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총선을 치르기로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