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급락장은 기회?…'저가 매수' 노리는 개인들

2거래일새 코스피 1.2조 순매수

레버리지 사들이고 인버스 팔아




증시가 ‘우한 폐렴’ 공포에 휩싸인 상황에서 개인투자가가 유가증권시장에서 2거래일 동안 1조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이며 반등 베팅에 나섰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6,681억원을 순매수했다. 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증시에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 23일 5,813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고려하면 이틀 연속 총 1조2,400억원 이상을 사들인 셈이다. 반면 최근 2거래일 사이 외국인은 6,600원, 기관투자가는 6,700원어치의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 쏟아냈다.


이날 개인은 코스피 ‘하락’에 거는 판돈을 줄인 반면 ‘상승’에 거는 금액은 늘렸다. KODEX 레버리지(122630)를 528억원 순매수한 게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이날 개인 순매수 상위 3위에 올랐다. KODEX 레버리지는 코스피지수가 오르면 지수 대비 두 배의 수익을 거두는 상장지수펀드(ETF)다. 반면 개인이 이날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252670), 즉 인버스 ETF였다. 이날 개인은 이 상품을 268억원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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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현재 시황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중에서도 반도체주 등 최근 급등한 대형주를 사들이려는 수요가 일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개인은 코스피 대형주를 5,300억원 순매수하며 중형주(1,100억원), 소형주(-110억원)보다 더 많이 샀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2,500억원), 화학(1,300억원), 유통(1,000억원)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나타났다. 23·28일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호텔신라(008770) 순이었다.

증권가에서도 우한 폐렴 이슈 이후에 실적이 좋은 기업들이 반등도 빠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등 과거 질병 발생 사례를 참고해볼 때 질병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는 국면에서 지표·증시 회복이 진행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주가 수준이 저렴하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2,260포인트대까지 갔다가 이틀 새 1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고 매수에 들어가려는 수요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여전히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11.4배 수준으로 비싼 편이라 현재 주가가 저렴한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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