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개학 연기 목소리 큰데...교육당국 "지역사회 전파 안돼 정상 운영"

교육현장, 우한 폐렴 대혼란

서울 초·중·고 132곳 이미 개학

금주에만 443곳 추가 개학 예정

유치원은 812곳 중 605곳 개원

교육당국 전수조사 방침 불구

개학 연기 목소리 갈수록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연합뉴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개학 시즌을 맞은 교육현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이미 다수의 학교가 겨울방학을 끝내고 개학한 데 이어 이번주에 개학하는 학교가 몰려 있어 자녀를 등교시켜도 되는지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개학 연기를 원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우한 폐렴이 아직 지역사회에까지 확산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정상적인 학교 운영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교육현장의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소재 초중고 1,312곳 중 이날까지 개학한 학교는 총 132개교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가 98곳으로 가장 많고 중학교(26곳), 고등학교(8곳) 순이다. 우한 폐렴 확산 우려 속에 서울 초중고 10곳 중 1곳이 개학한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29일부터 31일까지 추가로 443개교의 개학이 예정돼 있는 등 이번주에만 전체(602개)의 90%에 달하는 522개교가 개학하는 상황이어서 최악의 경우 학생들 사이에 우한 폐렴 전파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이날부터 다음달 3일까지 각각 262개교(67%), 205개교(52%)가 순차적으로 개학할 예정이다. 서울 소재 유아교육기관의 경우 이날까지 개학한 유치원이 605곳으로 전체(812개)의 74.5%에 이른다.


교육현장에서 바이러스 확산이 특히 우려되는 것은 최근 설 연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아침 마스크를 챙겨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는 한 학부모는 “연휴 기간에 중국을 다녀온 아이가 각 학교에 한 명은 있을 것”이라며 “등교를 미루고 싶었지만 맞벌이라 어쩔 수 없이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고 말했다. 교육기관의 경우 단체생활이 필수인 만큼 면역력이 약한 유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이미 개학했지만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지 않았다는 한 학부모는 “당분간 학원도 보내지 않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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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은 바이러스 확산 방지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학교 운영은 정상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교육부는 박백범 차관 주재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부교육감들이 참석하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우선 교육부는 질병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온 학생과 학부모·교직원을 전수조사하고 관련 사실이 확인되는 사람에게는 귀국일 기준 최소 2주 동안 자가격리를 요청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학교에서 진행되는 졸업식 등 단체행사를 최소화하고 마스크·소독제 등 방역물품 보급을 위해 재해특별교부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교육부는 이날 보건복지부와 협의한 결과 개학 연기는 하지 않고 정상적인 학교 운영을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이나 교육감이 감염병 발생을 이유로 휴교를 명령하기 위해서는 복지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

교육당국의 학교 정상 운영 방침과 달리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각급 학교의 개학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는 등 학부모들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6시 기준 교육청 홈페이지 시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개학 연기 청원글에는 4,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의 의사를 표했다. 시민청원이 1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교육감이 직접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연세대 한국어학당 재학생이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캠퍼스 어학당 건물에 게시된 임시 휴교 안내문을 읽고 있다. 연세대와 서울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휴강에 들어갔다./연합뉴스연세대 한국어학당 재학생이 2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캠퍼스 어학당 건물에 게시된 임시 휴교 안내문을 읽고 있다. 연세대와 서울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부터 휴강에 들어갔다./연합뉴스


우한 폐렴 확산으로 인한 여파는 대학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국내 주요 대학의 한국어교육원은 이날부터 임시휴강에 들어갔다. 3월 신학기 개강 전까지 상황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대학이 우한 폐렴 확산의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약 7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16만164명)의 44%에 달한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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