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그룹은 다음달 2일까지 근로자 복귀를 연기하라는 지침을 내린 쑤저우시가 소재한 장쑤성 내의 기아차(000270) 옌청 공장의 재가동 시점을 다음 달 3일에서 10일로 한 차례 더 늦췄다. 상황 악화에 따른 자체 조치다. 모비스는 옌청과 이에 인접한 우시·상하이에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충칭 공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의 사정권이라는 분석이다. 충칭은 허베이성 서쪽에 직접 접해 있는 도시이고, 현대차 충칭 공장에도 허베이성 출신 근로자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춘제에 고향을 찾았던 근로자들이 다음 달 2일까지 연장된 연휴 기간 이후에도 충칭으로 복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언론들은 충칭시 정부도 다음 달 9일까지 조업 중단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쓰촨성 등으로 확산하면 상용차를 생산하는 쓰촨현대 공장 가동도 불투명해진다.
연 7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기아차 옌청 공장의 재가동이 늦춰지면서 연 30만대를 생산하는 현대차 충칭 공장도 재가동이 연기될 경우 현대·기아차의 현지 판매 타격도 우려된다. 특히 충칭 공장의 경우 엔씨노·라페스타 전기차 등 현대차가 공을 들이고 있는 친환경차를 생산하고 있어 시장 대응이 늦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자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쑤저우시를 비롯한 중국 내 국내 기업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은 정상 가동 중이나 인력 이동 제약 등의 문제로 생산에 조금이라도 차질이 빚어질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특히 후베이성과 인접한 산시성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공장은 지난해 말 추가 투자 뒤 장비 반입 일정 등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다소 거리가 있는 광저우의 LG디스플레이(034220) 공장은 1·4분기 내 양산 준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현지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
/박한신·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