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창] 공포에 짓눌리면 돈을 벌 수 없다

임성호 IM캐피탈파트너스 대표

임성호 IM캐피탈파트너스 대표임성호 IM캐피탈파트너스 대표



올해 증시가 좀 잘나간다 싶더니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소식으로 소란스럽다. 벌써 수천 명의 감염자가 나왔고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중국 밖에서는 아직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시장은 많이 흔들렸고 많은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섰다. 불안한 누군가는 열심히 밀어서 팔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반대쪽에서 누군가는 열심히 샀다. 산 게 맞았을까, 판 게 맞았을까.

지난 2016년 봄, 갑자기 브렉시트(Brexit)라는 말이 나왔다. 영국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탈퇴한다는 것이었다. 시장이 크게 흔들렸고 투자자들은 투매에 나섰다. 누군가는 팔았고, 누군가는 샀다. 2016년 말이 되자 느닷없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됐다. 또 한번 시장은 크게 흔들렸고 밀어서 내던지는 투자자와 조용히 받아내는 투자자가 나왔다. 시간이 흐르고 난 지금, 그때 산 사람이 맞았을까, 판 사람이 맞았을까. 주가를 되짚어보면 ‘산 사람’이 큰돈을 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식시장에는 비슷한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2002년 말 중국 남부를 강타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때도 그랬다. 창궐한 지 8개월 만에 700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다. 극도의 불안감과 공포가 사회와 증시 전반을 뒤덮었다. 놀랍게도 초기 급락하던 중국 시장은 바로 반등을 시작해서 오히려 30% 가까이 상승했다. 신종플루, 아프리카의 에볼라바이러스, 브라질의 지카바이러스 때도 마찬가지였다. 초기에 급락하던 주식시장이 오히려 20~30%의 상승장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단기 하락세가 강할수록 반등세가 더 강했다.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확산 속도가 빨라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이 더욱 우려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우한 폐렴의 치사율이 2% 정도로 사스(10%)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30%)보다 상당히 낮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사스 때와 달리 적극적으로 대응하자 확진자가 조기에 발견되면서 전염성에 강한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우한 폐렴에 대해서 주의하되 불필요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문제가 언제쯤 해결될까. 이전의 사례를 보면 몇 개월 이내 정점에 이른 후 잠잠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시장은 그보다도 훨씬 빨리 회복세를 보여 바이러스가 아직 퍼지고 있는 중에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 세계 경제는 여전히 회복세에 있다. 주식시장 상승세는 그 때문이다. 그 회복세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 이번 주부터 애플을 필두로 미국의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는 시즌이 시작된다. 실적과 향후 전망이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그리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금리정책에 대한 의중도 여전히 중요한 가늠자다.

갑자기 나타난 신종 바이러스로 세상이 떠들썩했지만 돈을 벌 줄 아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업의 실적과 금리의 향방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불과 몇 개월 안에 해결됐다. 알 수 없는 우한 폐렴 사태의 해결 시점을 놓고 걱정만 하기보다는 시장의 중요한 가늠자가 되는 기업의 실적과 금리의 향방에 관심을 갖자. 지난해부터 시장은 여전히 상승세다. 연초에 이란 사태로 증시가 잠시 주저앉았었는데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로 시장이 혼란스럽다. 시장이 흔들릴 때 사는 게 맞을까, 파는 게 맞을까.

이혜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