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전세계적인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武漢) 폐렴’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30일(현지시간)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자문 기구인 긴급 위원회의 회의가 끝난 후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이같은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병원체의 출현을 목격했고, 그것은 전례가 없는 발병으로 확대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는 전 세계적으로 7,834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중국내 확진자는 7,736명”이라고 밝혔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어 “현재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18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98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는 독일, 일본, 베트남, 미국 등 4개국에서 8건의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나왔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로 퍼진다면 어떤 피해를 볼지 모른다”며 “그런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금 조처를 해야 한다”고 세계적인 확산을 우려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또 “이번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의 주된 이유는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 때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이라며 “이번 선언은 중국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는 모든 국가가 증거에 기초한 일관된 결정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 정부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영향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취한 이례적인 조처들에 대해 축하를 받을 것”이라며 중국 당국의 조처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중국이 발병 감지, 바이러스 격리, 게놈(유전체) 서열을 파악해 WHO와 세계에 공유한 속도는 매우 인상적”이라며 “WHO는 중국의 전염병 통제 능력에 대해 지속해서 신뢰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WHO가 국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이번이 6번째로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2014년 소아마비와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2019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까지 모두 5번 선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