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034220)가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물량 공세에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 광저우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 가동 차질 우려도 나오며 쉽지 않은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31일 지난해 1조3,5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7,6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8년 만에 적자 전환했으며 손실 규모는 역대 최대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가량 감소한 23조4,755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손실은 BOE 등 중국 업체들의 LCD 물량 공세 탓이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에 따르면 55인치 TV용 LCD 패널 가격은 2018년 11월 151달러에서 지난해 11월 98달러로 급락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자국 정부의 보조금 및 세제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 업체들과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플라스틱OLED(P-OLED) 또한 관련 투자 증가로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P-OLED 제품군과 대형 OLED 생산 확대로 수익 반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반기부터는 중국 OLED 공장의 생산확대와 연계돼 대형 OLED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P-OLED도 스마트폰용 제품 보급 확대로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지난해 취임 후 ‘OLED 올인’을 선언한 만큼 올해 말까지 국내에서 TV용 LCD 생산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체질개선에도 한층 힘을 실을 계획이다.
문제는 ‘차이나 리스크’다. 중국 업체들은 LCD에 이어 OLED 시장에서도 수조원을 투자하며 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DSCC에 따르면 플렉시블 OLED 시장에서 중국의 BOE가 오는 2025년 30%의 점유율을 기록해 LG디스플레이(8%)를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되는 등 중국 업체의 도전이 거세다.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광저우 OLED 공장의 가동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광저우 공장은 월 6만장가량의 OLED 패널 양산이 가능하며 향후 투자를 늘려 월 3만장의 패널을 추가 생산한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의 계획이다. 광저우 공장 가동이 지연될 경우 ‘규모의 경제’ 확보 전략에 차질이 발생해 OLED 시장 성장률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 서 CFO는 “신종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고 있으며 직원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서 각 공장의 가동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공급망관리(SCM) 등을 고려해 공장 운영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