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邢海明) 신임 주한중국대사는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코로나) 감염증 사태와 관련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세계적이고 과학적인 것은 세계보건기구(WH0) 근거인 만큼 WHO 근거에 따르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싱 대사가 교역과 이동 제한을 권고하지 않은 WHO 방침을 강조한 것은 후베이성(湖北) 방문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한 한국 정부에 서운함을 밝힌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신종 코로나 사태를 두고 한중관계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싱 대사는 이날 오전 중구 명동 주한중국대사관에서 진행한 ‘신종코로나’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제가 많이 평가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30일 부임한 싱 대사는 앞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WHO 규정에 부합하는 결정을 요구하며 한국 정부에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정부가 2일 신종 코로나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싱 대사가 우리 정부의 대책발표 후 이틀 만에 언론 브리핑을 자청한 것도 한국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실제 싱 대사는 한중이 전염병 사태를 함께 극복했던 과거 사례를 일일이 열거하며 한국정부의 중국인 입국금지 전면확대에 대한 반대의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2003년 중국에서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사태 직후 한국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중국에 대한 지지라고 생각했다”며 “2015년엔 한국에 메르스
(중동호흡기 증후군) 사태가 있은 직후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한국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분들이 우리를 만나면 ‘정말 고맙다’ ‘믿을 수 있는 이웃’이라고 했던 게 생생하다”며 “이번 사태는 불행한 일이다. 하지만 양국은 공동체로서 서로 이해하고 역지사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싱 대사는 언론 브리핑 내내 신종 코로나 사태 극복을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과 한중 양국의 우호·협력을 강조했다. 싱 대사는 “중국 정부는 (신종코로나에) 전면적이고 엄격한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공개적이고 투명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국제사회와 협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각계 인사가 중국 국민을 적극 성원하고 있다”면서 “중국 측은 이에 깊은 사의를 표하며 중국 국민도 따뜻한 정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