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과 맞닿은 절경으로 유명한 페블비치의 주인 자리를 놓고 ‘왼손 지존’ 필 미컬슨(50)과 ‘장타자’ 더스틴 존슨(36·이상 미국)이 샷 대결을 펼친다.
미컬슨과 존슨은 6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780만달러)에 출전하는 156명의 선수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우승 후보들이다. 이 대회는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 스파이글래스 힐(파72), 몬테레이 페닌슐라(파71) 등 3개 코스를 번갈아가며 1~3라운드를 돈 뒤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마지막 라운드를 치러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열린다. 유명 인사들과 함께 경기하는 프로암 형태도 특징이다.
베테랑 미컬슨에게 페블비치는 우승 텃밭이 돼왔다. 그는 지난해 스물세 번째 출전한 이 대회에서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마크 오마라(미국)와 더불어 이 대회에서 가장 많은 트로피를 수집했으며 두 차례씩의 2위와 3위 입상도 보탰다. 악천후로 예정일보다 하루 늦게 치러진 지난해 대회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44승째를 거둔 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미컬슨은 타이틀 방어로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겠다는 각오다.
통산 20승의 세계 5위 존슨도 페블비치에서 만만찮은 강점을 보여 왔다. 열두 차례 참가해 2승, 준우승 2회, 그리고 한 번씩의 3위와 공동 4위, 공동 5위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 2009년과 2010년 2연패 이후 10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미컬슨과 존슨은 2일 끝난 유럽 투어 사우디 인터내셔널에서 각각 공동 3위와 준우승을 차지하며 샷 감각과 자신감을 끌어 올린 상태다.
한국 군단은 맏형 최경주(50)를 비롯해 강성훈(33), 김시우(25), 이경훈(29) 등 4명이 출사표를 냈다. 최근 파머스인슈어런스 오픈 공동 16위로 회복세를 보인 통산 12승의 제이슨 데이(호주), 사우디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그레임 맥다월(북아일랜드), 브랜트 스네데커(미국) 등도 우승을 노린다.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의 대표 홀로 꼽히며 숱한 화제를 만들어 낸 7번홀(파3)에서 어떤 장면이 연출될지도 주목된다.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그린을 내려다보며 공략하는 이 홀은 아름답지만 양면성으로 이름이 높다. 아주 작은 그린이 벙커로 둘러싸여 있는데 가장 무시무시한 적은 바닷바람이다. 지난해 이 대회 1라운드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치른 프로 선수 52명 중 7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이는 4명뿐이었고 평균 스코어는 3.14타였다. 111야드(약 100m)에 불과했는데도 브래드 프리치(캐나다)는 7번 아이언 티샷이 바람에 밀려 오른쪽 바다에 빠지자 허탈한 표정을 지었고 6번 아이언을 잡은 선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