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4일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여당 대선 주자 ‘1순위’ 이낙연 전 총리와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전 대표 간의 대결 구도가 이뤄졌다.
이 의원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긋지긋한 ‘겨울 공화국’을 끝내는 봄이 와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봄을 알리는 전령이 되기 위해 종로에서 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제 문재인 정권을 끝내야 한다”며 “저의 종로 출마를 시작으로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는 데 뜻을 같이하는 모든 정당, 모든 정파가 하나로 뭉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권력의 사유화, 국민 편 가르기, 후대의 미래 훔치기 등 좌편향 운동권 집권 세력을 끝장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우리에게는 선거밖에 없다”며 “정치인은 선거로 정치한다. 가장 앞장서서 좌편향 급진 집권 세력의 장기집권 전략을 부수기 위해 종로에 출마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남 순천에서 재선 고지를 밟은 바 있는 이 의원이 이 전 총리의 대항마로 승부수를 던지면서 이른바 ‘반(反)문’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종로는 ‘정치 1번지’로 꼽히는 곳이다. 4·15총선에서도 여당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 전 총리가 출마 지역으로 낙점한 바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지역도 이곳이다. 하지만 황 대표는 지난달 3일 ‘험지 출마’를 언급한 후 한 달이 넘도록 4·15총선 출마 지역에 대한 결심을 미루고 있다. 게다가 황 대표 출마 지역으로 서울 용산·양천·영등포, 경기 용인 등도 거론되고 있어 이 전 총리와의 ‘종로 대결’이자 대선 주자 1·2위 간 ‘빅매치’가 성사되기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한국당이 황 대표가 출마할 지역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 49개 지역구를 시뮬레이션했고 그 결과 종로 외에 서너 곳을 유력 후보지로 추렸다고 알려진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서울 용산의 경우 황 대표가 태어난 곳으로 ‘한강 벨트’ 복원을 기치에 내걸 수 있고, 양천이나 영등포 등도 여당 상대 후보에 따라 출마가 가능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며 “종로도 출마 지역으로는 거론되고 있으나 황 대표 측이 ‘험지 출마라는 명분과 함께 당선이라는 결과가 함께해야 의미가 있다’는 뜻을 밝히고 있어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