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오 M&A 제동 건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의료장비 업체인 다나허 코퍼레이션(이하 다나허)의 제너럴일렉트릭(GE) 바이오 사업 인수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독과점이 우려되는 8개 공정 부문에 대해 두 회사 중 한 곳의 자산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공정위는 다나허의 GE 바이오 의약품 사업부문 인수 건을 심사한 결과 관련 시장의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해 5월 두 회사의 기업결합 신고 이후 진행된 심사에서 8개 바이오 공정 제품이 다른 업체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기업결합이 완료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두 회사 가운데 어느 한쪽이 8개 제품의 사업 운영과 관련한 자산 일체를 매각하도록 했다. 경쟁당국이 바이오 업계의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정조치를 받은 8개 제품은 마이크로캐리어, 일회용 LPLC 스키드, 통상의 LPLC 컬럼, 친화성 레진, 이온 교환 레진, 혼합 모드 레진, 연속 크로마토그래피 스키드, 비표지 분석법 등이다. 마이크로캐리어는 세포배양기 내 세포가 부착되는 표면을 뜻한다. 스키드·컬럼·레진 등은 세포 덩어리를 분리·분석하는 ‘크로마토그래피’ 작업에 필요한 설비들이다. 이들 8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24개 제품은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 제한이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서 유럽연합(EU) 경쟁 당국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며 “독과점 폐해를 방지하면서 정부가 육성하는 신산업 가운데 하나인 바이오 분야의 성장성을 보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