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 2위 현대해상(001450)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해상 강남타워’ 빌딩의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신지급여력제도 (K-ICS) 도입에 따른 선제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646번지 빌딩의 매각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현대해상은 이달 14일을 기한으로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현대해상 강남타워는 현대해상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하 7층, 지상 19층, 연면적 3만4,983㎡(1만582평) 규모로 지난 2001년 준공됐다. 2호선 역삼역에서 1분 거리로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해 입지가 양호한 편이다. 한국타이어빌딩·강남N타워 등 주요 랜드마크 빌딩과도 가깝다. 특히 지하에는 대강당이 있어 인근 현대모비스 등 주요 기업들이 주주총회를 열기도 한다. 건물 매각가는 평당 2,000만원대 후반으로 전망되는데 강남에서 나오기 힘든 매물이라는 점에서 매각가가 3,000억원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해상이 강남타워 매각에 나선 것은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으로 부동산 위험 계수 상향 조정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해상의 보험사 지급여력(RBC) 비율은 233.1%로 기준치(100%)를 웃돈다. 하지만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 올해 3·4분기까지 누적순익은 2,4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 급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해상 강남타워 11~19층에 입주해 있는 법무법인 태평양이 오는 3월9일자로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B동으로 이전하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임차인을 구하고 있는데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해만 해도 공유 오피스 사업이 커지면서 강남권 오피스의 인기가 높았지만 위워크의 상장 실패 이후 관련 수요는 주춤한 상황이다. 다만 에비슨영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강남권 오피스 공실률은 4.4%로 서울 전체(7.4%)보다 낮은 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입지나 규모가 상당히 커서 사옥 마련을 노리는 업체들의 관심이 많을 것”이라며 “다만 인근 한국타이어의 판교 사옥 이전 등으로 신규 오피스 공급이 늘어나는 점에서 임차인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