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신종 코로나는 '남의 일'…방문객 관리 손놓은 병원들

선별진료소 미등록 종합·전문·요양병원

이름·연락처 요구하거나 체온측정 안해

입구에 "감염 조심" 배너만 세워놓기도

아무런 조치도 안하는 요양병원 수두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간 병·의원의 휴진 등이 잇따르고 있지만 방문객 등 관리에 무관심한 의료기관이 적지 않았다.

기자가 6일 서울의 성북구·강서구 종합병원과 요양병원 몇 곳을 둘러본 결과다.


A 종합병원은 1층 출입구 2개 중 1개를 폐쇄하고 사용 중인 출입구에선 남자 직원 1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의 출입을 막았다. 건물 밖에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541개(2일 오후 6시 기준) 선별진료소 명단엔 없지만 선별진료소 텐트도 있었다. 병원 출입구 안으로 들어가면 여직원 1명이 손 세정제 사용을 권하고 발열감지기도 작동 중이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방문객에게 이름·연락처 등을 적어 제출하도록 하지 않기 때문에 확진자가 발생해도 추적이 어렵다. 방문객이 어디를 가든 통제하지 않았다. 마스크를 쓴 병원 직원과 방문객이 많다는 것 말고는 신종 코로나 사태 이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가 휴진에 들어간 경기도 구리시 삼성서울가정의원의 휴진 안내문. /연합뉴스1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다녀가 휴진에 들어간 경기도 구리시 삼성서울가정의원의 휴진 안내문. /연합뉴스



B 전문병원은 건물의 3~8층을 쓰는데 1층 엘리베이터 입구와 사용 중인 각층마다 신종 코로나 감염에 주의하라는 세로형 배너만 세워놓았을 뿐 방문객을 전혀 관리·통제하지 않았다.


반면 541개 선별진료소 중 하나를 운영 중인 이대서울병원은 출입문에서 방문객 모두에게 이름·연락처 등을 적어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출입구로 들어가면 발열감지기도 작동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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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을 동반한 고령의 환자가 주로 입원한 C 요양병원도 신종 코로나 방역 사각지대였다. 면역력이 약해 감염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지만 한 요양병원은 입구에 체온측정기도, 손 세정제도, 방문객을 관리하는 직원도 없었다. 방문객 명부만 로비에 형식적으로 비치돼 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D 종합병원은 지하철역과 연결된 출입구를 폐쇄했지만 열려 있는 다른 출입구에는 체온측정기도 없이 직원 1명만 있었다. 정문 출입구에서 한 직원이 “발열·기침 증상이 있으면 체온 재고 가세요”라고 되풀이했지만 방문객 일부만 이에 응했다. 대부분은 인적사항 체크 없이 병원 안으로 곧장 들어가 신종 코로나 감염에 거의 무방비 상태였다.

성동구의 E 요양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입원 병동에는 출입명부가 있었지만 작성 안내문만 있을 뿐 이를 관리하는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이상엽 고려대 안암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는 무증상 감염 사례도 있고 체온은 정상이지만 호흡기 증상만 있는 경우에도 전염이 가능하다”면서 “출입 단계에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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