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6일 서울의 성북구·강서구 종합병원과 요양병원 몇 곳을 둘러본 결과다.
A 종합병원은 1층 출입구 2개 중 1개를 폐쇄하고 사용 중인 출입구에선 남자 직원 1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의 출입을 막았다. 건물 밖에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541개(2일 오후 6시 기준) 선별진료소 명단엔 없지만 선별진료소 텐트도 있었다. 병원 출입구 안으로 들어가면 여직원 1명이 손 세정제 사용을 권하고 발열감지기도 작동 중이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방문객에게 이름·연락처 등을 적어 제출하도록 하지 않기 때문에 확진자가 발생해도 추적이 어렵다. 방문객이 어디를 가든 통제하지 않았다. 마스크를 쓴 병원 직원과 방문객이 많다는 것 말고는 신종 코로나 사태 이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B 전문병원은 건물의 3~8층을 쓰는데 1층 엘리베이터 입구와 사용 중인 각층마다 신종 코로나 감염에 주의하라는 세로형 배너만 세워놓았을 뿐 방문객을 전혀 관리·통제하지 않았다.
반면 541개 선별진료소 중 하나를 운영 중인 이대서울병원은 출입문에서 방문객 모두에게 이름·연락처 등을 적어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출입구로 들어가면 발열감지기도 작동 중이었다.
만성질환을 동반한 고령의 환자가 주로 입원한 C 요양병원도 신종 코로나 방역 사각지대였다. 면역력이 약해 감염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지만 한 요양병원은 입구에 체온측정기도, 손 세정제도, 방문객을 관리하는 직원도 없었다. 방문객 명부만 로비에 형식적으로 비치돼 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D 종합병원은 지하철역과 연결된 출입구를 폐쇄했지만 열려 있는 다른 출입구에는 체온측정기도 없이 직원 1명만 있었다. 정문 출입구에서 한 직원이 “발열·기침 증상이 있으면 체온 재고 가세요”라고 되풀이했지만 방문객 일부만 이에 응했다. 대부분은 인적사항 체크 없이 병원 안으로 곧장 들어가 신종 코로나 감염에 거의 무방비 상태였다.
성동구의 E 요양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입원 병동에는 출입명부가 있었지만 작성 안내문만 있을 뿐 이를 관리하는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이상엽 고려대 안암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는 무증상 감염 사례도 있고 체온은 정상이지만 호흡기 증상만 있는 경우에도 전염이 가능하다”면서 “출입 단계에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